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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 사용후 핵연료 처리장을 바라보는 3가지 시선

이윤석 재검토위 위원 “국민수용성 향상 위해 최대한 많은 주민 의견 수렴”
정재훈 한수원 사장 “지역실행기구를 통해 이미 드러난 의견수렴 절차 마무리했으면”
임은정 공주대 교수 “명확히 결단 못내리면 어느 정부든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어”

[폴리뉴스 안희민 기자]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가 지난한 과정을 겪고 있다. 끝모를 과정이 북한의 고난의 행군에 비견된다. 정부 위원회 민간 전문위원, 정부 당국자, 학계가 내놓은 해법도 제각각이어서 해결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14일 폴리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에 있어 다양한 입장이 혼재돼 있다.

임은정 공주대 교수(국제관계학)는 “한국이 핵연료 사이클에서 명확히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상 어느 정부에서나 지지부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전환(탈원전) 정책에 시동을 걸었지만 5년이라는 짧은 임기 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해석이다.

임 교수는 이유를 사용후 핵연료 처리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에서 찾았다. 임 교수는 “한국이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다고 미국의 동의를 얻은 건 아니지만 다운사이징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여지를 원자력연구소나 과학계에서 두고 있어 스웨덴이나 핀란드처럼 묻어버리겠다고 밀어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문재인 정부든 어느 정부든 어지간히 정치적 결단이 없이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최종 처분보다 대부분 중간 저장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임 교수가 사용후 핵연료 처리가 지난한 이유를 원자력계의 처리 기술 개발에 대한 열의에서 찾았다면 정부 소속인 이윤석 재검토위원회 위원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여론 수렴과 주민 동의에 방점을 뒀다.

이윤석 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위원은 수렴된 의견이 많을수록 국민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주민의견 수렴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이 위원은 “사용후 핵연료 폐기장에 관해 국민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사용후 핵연료 처리를 위한 폐기장에 관한 논의는 투 트랙(two-track)으로 진행된다.

흔히 ‘맥스터’로 불리는 임시저장고는 위치가 월성 원전인 만큼 경주주민을 대상으로 의견이 수렴이 이뤄질 예정이고 고준위 사용후 핵연료 방폐장의 경우 전국민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 위원은 국민 수용성을 높이는데 방점을 두고 의견 수렴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은 “1983년부터 시작된 사용후 핵연료 처리에 관한 논의가 9차례나 번복되는 과정을 겪었다”며 “이는 국민과 유관 지역의 의견이 서로 통합되지 않고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저지른 행정 실수를 다시 번복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 위원보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보인다. 월성 1호기 등에서 쏟아져 나온 사용후 핵연료를 임시라도 저장할 곳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수원이 임시저장시설 설치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한 이 위원의 발언을 전해들은 정 사장은 “우리와 실무협의가 된 것이 아니다”라며 “시기를 학회 등에서 정해준 것이 아니고 재검토위원회의 생각이고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 위원의 맥스터와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논의를 투트랙으로 진행한다는 사실에 대해 “당연한 것”이라고 반응했다. 특히 맥스터가 조속히 설치되기 바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개인 SNS에서 “맥스터 7기 증설은 영구처분시설이나 중간저장시설을 논하는 큰 정책제안이나 변경이 아니며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이 관건인 사안”이라고 말하며 “재검토위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고 지역실행기구를 통해 이미 드러나 있는 의견수렴 절차를 마무리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회에서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는 논의를 시작한지 37년이 흐른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재검토위원회의 경우 전문가 의견수렴이 끝나고 곧 주민 의견수렴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사용후 핵연료봉을 임시 저장하는 수조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세대가 지나도 풀지못한 난제를 ‘에너지 전환’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풀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희민 기자 / 정책학 박사

경제산업부 안희민 기자입니다. 독자들에게 팩트에 충실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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