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유재우 기자]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9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벤처투자 실적 및 2020년 계획 브리핑에서 딜리버리히어로와 인수합병된 배달의민족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중기부가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배달의민족과 DH 간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배달의민족이 국내에서 상장했다면 과연 2조원 이상의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할 당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한화로 4조7500억여 원에 달했다. 국내 온라인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15일 DH의 우아한형제 인수와 관련해 정치권에 일명 ‘배민 규제법’ 발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이다. 현재도 인수가 마무리된 지 아직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기 때문에 우려와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박 장관은 브리핑 중 우아한형제들과 DH 간 인수가 진행될 당시부터 계속된 배달의민족 배달 수수료 상승 우려에 대해 언급하면서 “배달의민족이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는 것을 저에게 공식적으로 이야기했다”고 재차 밝혔다.
박 장관은 이미 지난달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봉진 대표가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음은 물론 고객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내 기업인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DH가 해외 기업이라는 사실을 두고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공유경제가 성공하려면 인구가 많아야 한다”며 “플랫폼 경제는 글로벌화하지 않으면 자연 도태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또한 브리핑에서 “중개 기구를 만들어 소상공인이나 외식업중앙회, 배달의민족 등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양측을 조율하는 역할을 중기부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이 이날 언급한 조율은 배달 업체와 점주 간 갈등을 푸는 물밑 대화 창구 설치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업계 당사자와 소비자들은 어떻게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있다”며 “중기부가 당사자 간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국회에서도 배달의민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영세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민생 공약 3호 발표식이 끝난 뒤 DH와 우아한형제들 간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독과점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당에서도 굉장히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또 “인수·합병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독과점 등으로 인한 상생구조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문제를 바로잡아줘야 한다”며 “다른 배달 업체와 수요 차이로 인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