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구·부산 덮는 PM2.5의 51%가 국산, 32%는 중국산
산업 부문이 가장 많이 미세먼지 배출…감시 사각지대 존재

미세먼지로 인해 봄겨울철에 뿌연 하늘을 보는 일이 일상이 됐다. 사진은 23일 오후 3시 경 세종로 태평로 빌딩 19층에서 본 광화문 방향의 하늘.  이날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76이었고 초미세먼지는 50이었다. <사진=안희민 기자>
▲ 미세먼지로 인해 봄겨울철에 뿌연 하늘을 보는 일이 일상이 됐다. 사진은 23일 오후 3시 경 세종로 태평로 빌딩 19층에서 본 광화문 방향의 하늘.  이날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76이었고 초미세먼지는 50이었다. <사진=안희민 기자>

한국 사회에서도 에너지환경 문제가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폴리뉴스는 정기적으로 에너지환경 이슈를 선정해 전문성 있게 다룰 예정이다. 첫번째로 봄겨울청의 불청객 미세먼지를 다뤘다.

[폴리뉴스 안희민 기자]미세먼지를 두고 붙이는 ‘계절의 불청객’이란 수식이 이젠 지겹다. 목을 잠기게 하고 외출을 삼가게 하는 미세먼지, 도대체 해결방안이 없을까?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이 곱다는데 미세먼지는 저 혼자 시커멓게 남을 것 같다.

미세먼지가 머리카락 굵기보다 1/5〜1/7(초미세먼지의 경우 1/20〜1/30) 작으며 세계보건기구(WT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공인한 1군 발암물질인 점은 널리 알려졌다 머리카락 지금이 50〜70㎛인 점과 비교하면 그 크기를 비교할 수 있다.

문제는 초미세먼지다. 지름이 10㎛인 미세먼지(PM10)는 사람이 마시면 목에 걸리지만 지름이 2.5㎛인 초미세먼지(PM2.5)는 그냥 통과한다. 초미세먼지엔 중금속이 포함돼 있는데 초미세먼지가 동반한 중금속은 우리 몸에 축적돼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최근 서울대 김연희 교수팀은 2016년에만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1638명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밝혔다.

그렇다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 한·중·일 공동연구가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작년 11월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공동연구(LTP)’결과를 발표했다. 2017년 기준 한국 도시(서울/대구/부산)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에서 중국이 준 영향은 32%이며 일본 도시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의 25%는 중국발이었다. 한·중·일 도시들이 자국에서 받은 초미세먼지의 비중은 한국 51%, 중국 91%, 일본 55%였다. 요약하면 서울, 대구, 부산 하늘에 2017년 유입된 미세먼지의 51%가 한국에서 나왔고 32%는 중국에서 온 것이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초미세먼지가 발생할 때 무조건 중국 탓만을 할 순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럼 도대체 어디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일까?

국회예산처가 2019년에 발간한 ‘미세먼지 대응 사업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전국 기준으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비중이 39.5%로 가장 높다. 건설기계 등이 발생하는 미세먼지 비중은 15.6%이며 자동차 13.5%, 발전소 13.4%, 생활주변오염원 9.3%, 냉난방 등 4.7%,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4.1%다.

흔히 생각하기에 미세먼지의 주범이 발전소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일반 공장 등 산업부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점을 알 수 있다. 부문별로 나누면 2016년 배출된 미세먼지 산업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39.5%이며 수송 29%, 생활 18.1%, 발전 13.4%이다.

정부가 석탄발전소에 집중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방안을 발표하는 바람에 석탄발전소가 주원인인 줄 알았는데 사실 산업부문이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다. 이유는 산업부문의 미세먼지 발생 감시체계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사원은 2019년 발간한 ‘산업시설 대기오염물질 배출관리 실태’라는 보고서에서 이른바 ‘사각지대’문제를 지적했다. 감사원은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의 60%정도가 저감대책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대책에 사각이 발생했고 배출량 저감의 핵심 수단인 배출부과금제도의 실효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미세먼지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것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표=환경부 제공>
▲ 한국의 미세먼지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것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표=환경부 제공>

미세먼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은 ‘2차 배출’이다.

1차 배출은 미세먼지 형태로 완성돼 배출되는 것이고 2차 생성은 공기 중에 배출된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태양광에 의해 광화학반응 등을 일으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말한다.

2017년 정부부처 합동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국내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32만4108t인데 이 가운데 직접배출 비중은 28%이며 2차 생성의 비중이 72%에 달한다. 요컨대 직접 공기 중에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보다 공기 중에서 합성되는 초미세먼지가 더 많다.

따라서 감사원이 지적한대로 국내 사업장에서 미세먼지 2차 생성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이 제대로 감시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이 미세먼지를 어쩔 수 없이 마시고도 어디서 나왔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됨을 알 수 있다. 산업부도 파악이 제대로 안되니 석탄발전소 탓만 하는 것으로 추론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환경재난을 맞이한 지구 풍경처럼 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이 뿌연 일상에서 살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미세먼지를 마시지만 정확한 배출원을 파악하고 원점을 타격해 나가 다시 맑은 봄·겨울 하늘을 볼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초미세먼지가 직접 배출되기 보다 전구물질이 공기 중에 배출돼 태양광에 의해 미세먼지로 변화하는 것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표=관계부처 합동>
▲ 초미세먼지가 직접 배출되기 보다 전구물질이 공기 중에 배출돼 태양광에 의해 미세먼지로 변화하는 것이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표=관계부처 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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