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폭압에서 생존한 제게 주어진 숙명 받들어”
공약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긴급구제 119센터’ 약속
甲조현아는 다시 한진 경영 복귀 시사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왼쪽 두번째)과 참석자들이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왼쪽 두번째)과 참석자들이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정의당 비례대표후보 출마 기자회견에서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익제보자 박창진 “노동의 방패막이 되겠다”

[폴리뉴스 송희 기자] ‘땅콩 회항’ 갑질 사건의 피해자인 박창진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 직원연대 지부장이 지난 22일 정의당 비례대표로 4·15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지부장은 이날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공익제보자이자 권력의 폭압에서 생존한 제게 주어진 숙명을 받아들인다”며 “저처럼 어딘가에서 갑질을 당하고 있을 보통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노동 현장에 직장 민주주의 꽃을 피워내야 한다”며 “노동자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신의 공약으로 기업의 ‘갑질’을 고발한 공익제보자가 안정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피해노동자를 지원하는 ‘긴급구제 119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우리 재벌 역사 최초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 의결권 행사 자율지침) 적용으로 세습재벌의 사내이사 불신임을 통과시켰다”며 “사외이사제를 정비하고 노동이사제, 스튜어드십 코드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지부장은 선언문에서 “문제를 일으킨 이들은 잠시 몸을 숨겼다가 경영에 복귀한다”며 언급한 이들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포함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후 조사를 받기 위해 항공안전감독관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014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후 조사를 받기 위해 항공안전감독관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甲조현아는 자택에 캠프 차려 주총 준비 중

그런데 한동안 잠잠하던 조 전 부사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자택을 사무실로 활용하면서 수시로 변호사와 측근들을 만나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8년 3월 칼호텔네트워크 등기이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한 달 만에 내려왔다.

그리고 그는 다시 작년 말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상대로 “‘공동 경영하라’는 아버지의 유훈과 다르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켰다. 

주총에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연임 건을 다루면서 다시 한번 경영 복귀를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조 전 부사장을 향해 경영 복귀는 어림없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땅콩회항’의 을인 박 지부장은 국회의원 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갑이었던 조 전 부사장은 다시 경영으로 복귀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우리 사회의 노동 현장 변화에 희망이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 지부장은 2005년부터 9년간 대한항공 객실 사무장으로 근무하다,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준비 중이던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하기시켰던 ‘땅콩회항’ 사건 이후로, 2017년 정의당에 입당하고 지난해 9월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장에 임명돼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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