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줄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올해 안에는 금리 동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이주열 총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번째 동결 결정이다. 앞서 금통위는 2019년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한은은 금통위를 마친 뒤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 상황에 대해 “건설투자와 수출이 감소를 지속하였으나 설비투자가 소폭 증가하고, 소비 증가세도 확대됐다”며 “고용 상황도 취업자수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일부 개선되는 움직임을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물가 전망에 대해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하여 금년 중 1% 내외로 높아지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후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반등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지올해 중후반쯤 가면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 중”이라며 “D램 현물가격은 상승하고 고정가격은 하락하지 않는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에 초과 수요로 전환한다고 예상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조치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동결을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줄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금융권에선 올해 한은이 금리 동결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연내 7차례 남았다. 이에 대해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작년 11월 전망 때 경로와 부합할 것”이라며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가계 부채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들도 대출과 예금 및 적금 금리 등을 따라 내리기 때문이다.

 

대출 이자 하락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새로운 대출을 받거나 그 돈으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진다. 당연히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

집값 상승세가 12·16 대책 이후 주춤해지고 정부가 강력한 집값 안정 정책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에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총재도 이날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부동산 경기를 과열시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저금리 등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주택가격에 일정 부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수요와 공급, 시장 참여자의 향후 가격 예상과 기대, 정부정책 등 금리 이외에 다른 요인도 같이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한은의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이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한 최근 긍정적인 지표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올해 말 한은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바꿀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여러 여건을 감안할 때 완화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으로 답을 대신한다”고 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의 금리 인하 결정 과정에서 조동철 위원과 신인석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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