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줄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가계 부채 확대와 집값 상승을 경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이주열 총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번째 동결 결정이다. 앞서 금통위는 2019년 7월과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이날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조치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8일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동결을 전망했다.

금투협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저성장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기선행지수나 수출 등 일부 경제 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경기 반등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동결 전망이 우세한 이유를 전했다.

실제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웠던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하고 반도체 부진이 완화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추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12월 0.7%로 반등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덜어냈다.

금리 인하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가계 부채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점도 한은이 경계하는 지점이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들도 대출과 예금 및 적금 금리 등을 따라 내리기 때문이다.

대출 이자 하락으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새로운 대출을 받거나 그 돈으로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커진다. 당연히 부동산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 가능성도 높아진다.

집값 상승세가 12·16 대책 이후 주춤해지고 정부가 강력한 집값 안정 정책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에 갈 곳을 찾지 못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편 상반기 중 금리결정 회의는 2월 27일과 4월 9일, 5월 28일 세 차례를 남겨놓고 있다. 4월에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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