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은주 기자]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 1차 합의안에 서명했지만 뉴욕 증시는 제한적 상승에 그쳤다. 두 국가의 합의는 지난달부터 예고된 이벤트였고, 미중의 정세변화에 따라 분쟁이 재연될 소지를 남겨둔 합의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글로벌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측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 지난해 12월 13일 미중이 공식 합의를 발표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서명으로 합의를 마무리한 것이다.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 합의의 골자다.

뉴욕증시는 제한적으로 상승하면서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55포인트(0.31%) 상승한 2만9030.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14포인트(0.19%) 오른 3289.2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7.37포인트(0.08%) 상승한 9258.70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1단계 무역합의문은 지난해 12월 13일 합의 초안을 명문화한 것으로 합의 내용은 상당 부분 예상됐던 내용이다. 이미 미국 무역대표부는 합의의 골자가 지적재산권, 기술이전, 농업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월 13일 무역합의의 초안을 명문화한 이번 합의에서 미중은 합의를 서명하고 법제화하기로 했고, 이행 과정을 점검할 수 있는 부처를 신설해 상황을 유지하기로 한 점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향후 2단계 협상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면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중 합의에 대해 ‘불확실성이 잔존’하다고 평가했다. 우선 부칙에서 문서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합의안 종료를 고지할 수 있다고 포함한 합의를 넣었는데, “이는 중국의 이행진도가 미진할 경우나 ‘정무적 판단’에 의해 다시 분쟁이 재발될 소지를 남겨놓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이라고 말했다. 또다시 미중의 정세변화에 따라서 분쟁이 재연될 소지를 남겨둔 합의라는 것이다.

또 미중 양국이 1차 무역합의를 법제화하기로 했지만, 기대했던 관세 철회와 관세율 인하와 관련한 내용과 일정이 명문화되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작년 9월에 부과되었던 중국산 수입품(1,120억 달러 상당) 관세율이 15%에서 7.5%로 인하된 것에 불과하다. 향후 관세 철회, 관세율 인하는 정치적인 판단에 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의 핵심 향후 2단계 협상이 “단계적인 협상”으로, 즉 2A·2B‧2C 등 세부단계로 나뉠 가능성에 주목한 스티브 므누신 발언대로 단계적인 관세 철회 인하로 나아가는 여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중갈등의 근원은 관세 문제로 ‘가시화’됐지만, 지적재산권 문제를 우회해 첨단산업으로의 산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성장하려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이기 때문에 전격적 합의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의 글로벌타임스도 이번 합의를 두고 무역 합의에 대한 불안도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크다. 앞으로 양국이 전면적인 무역 합의를 달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이 그동안 대화를 포기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경험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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