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 모 재개발 조합, 시공사 측에 ‘브랜드 약소’로 시공사 취소 통보
각 건설사, 프리미엄‧리뉴얼 브랜드 쏟아 내며 ‘경쟁 심화’...매년 순위 발표도

[폴리뉴스 노제욱 기자] ‘브랜드’가 생활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 입는 옷, 타는 차뿐만 아니라 사는 집까지,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는 추세다. ‘아파트 브랜드’도 마찬가지여서 브랜드를 놓고 재개발 사업에서 갈등이 발생하는가 하면, 건설사들은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브랜드를 연구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방 A구역 재개발 조합 측은 오는 18일 임시총회를 열어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조합은 시공사 B사에 시공사 선정 취소와 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사유는 ‘브랜드 약소’였다. ‘약한 브랜드’ 대신 소위 메이저 건설사의 브랜드를 단지에 적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B사 관계자는 “일단 총회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계약 해지가 결정된다면 소송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 측이 법적 소송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강행하는 이유는 아파트 브랜드가 추후 시세 상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입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라도 브랜드에 따라 시세 상승 차이가 발생하는 일은 부동산시장에서 일반적인 현상이다. 결국 브랜드가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건설사들은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하는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을 선보였으며, 한화건설은 기존 브랜드 대신 새 아파트 브랜드 ‘포레나’를 만들었다. 특히 한화건설은 기입주단지에서 요청이 있는 경우 검토 후, 기존 브랜드 ‘꿈에그린’ 대신 ‘포레나’ 적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새 얼굴’ 알리기에 힘을 쏟았다.

호반건설도 지난해 주상복합 단지에만 적용했던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리뉴얼해 새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놨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3일 자사 브랜드 ‘더샵’을 11년 만에 새 단장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는 첫째 이유는 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함”이라며 “둘째 이유로 사업의 기회 창출을 들 수 있는데 주요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는 ‘브랜드 파워’가 절대적이다”고 답했다. 이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정보 서비스 업체 등에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각사의 브랜드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순위라는 것은 수치로 표현되다 보니 수요자들은 이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따라서 건설사 측에서는 더욱 브랜드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부동산정보 서비스 업체인 부동산114는 매해 연말 설문조사를 통해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종합순위’를 발표한다. 브랜드 상기도와 선호도, 보조인지도, 투자가치, 주거만족도, 건설사 상기도 등 6개 항목의 응답률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부동산114가 발표한 ‘2019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종합 순위 TOP 10’. <자료=부동산114 제공>
▲ 부동산114가 발표한 ‘2019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종합 순위 TOP 10’. <자료=부동산114 제공>

한편 지난해 부동산114가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전국 성인남녀 47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GS건설 ‘자이’가 3년 연속 종합 1위 자리를 차지했고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물산 ‘래미안’, 대우건설 ‘푸르지오’, 포스코건설 ‘더샵’ 순으로 뒤를 이었다. 중견 건설사로는 유일하게 우미건설 ‘린’이 올해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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