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 초청 연설...대북 제재 완화·한미 방위비 분담금 합리적 조정 등 제안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위해 평화분위기 조성 필요”
“대북협력사업 어려워...美 분명히 나서 대북 제제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 반감 키우는 요인...납득 가능한 범위에서 조정돼야”

박원순 시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좌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 박원순 시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좌담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미국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올해부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까지 한반도 일대에서 북한과 한미 정부 모두가 군사훈련을 포함한 일체의 긴장고조·적대행위를 잠정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외교협회(CFR)에서 열린 좌담회에 초청받아 ‘평화를 위한 서울의 진전’이라는 주제로 연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 ▲한미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 조정 ▲한·미·북의 잠정적 군사훈련 중단 등을 제안했다.

그는 한·미·북의 잠정적 군사훈련 중단의 명분으로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를 들었다.

박 시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왔듯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불러올 것이라 확신한다”며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결정은 2021년, 혹은 2022년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평양과의 공동개최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0년을 서울평화프로세스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평화의 기조위에 남북단일팀으로 구성된 선수단이 동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이념과 갈등을 뛰어넘는 전 세계인의 스포츠축제가 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가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외교협회는 1921년 설립된 외교 안보 정책 싱크탱크다. 미국 전·현직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됐으며, 미국의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 시장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 연설을 진행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미국외교협회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군사훈련 잠정 중단은 북미 협상에서 하나의 변화가 될 잠재력은 있으므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화, 평화 위한 유일한 대안”
“美 정부 분명히 나서야...수단이 목적 돼선 안 돼”

박 시장은 “인도적이고 평화적인 대북협력 사업조차 추진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특히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지는 대북협력 사업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서울시가 북한과의 대동강 수질개선 협력사업·2032년 서울-평양 공동 올림픽 개최 등 다양한 인도적 지원과 교류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정부가 제재의 한계 속에 놓인 민간교류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보다 진전될 수 있도록 좀 더 분명하게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대북 제재에 대한 UN 결의를 일관되게 존중하고 실행하며 미국과 빈틈없이 협력해왔다. 그러나 수단이 목적이 돼선 안 된다”며 “그동안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면, 이제는 제재의 변화를 통해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인해야 한다. 이제야말로 대북제재를 보다 더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 시장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과 같은 과도한 요구는 한국 국민들에게 미국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위해서라도 방위비분담금은 서로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동맹이 상호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박 시장은 ▲10월 중순을 ‘서울평화주간’으로 선포할 것 ▲노벨평화상수상자회의를 통한 평화의 메시지 발신 ▲서울평화포럼 개최 ▲국제 시민사회와의 개방적 연대·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긴장과 갈등 무력충돌은 서울시민의 안전을 물론이고 경제번영까지도 위협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코리아디스카운트이며 곧 서울디스카운트이기도 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화는 선택이 아닌 평화로 가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단이 시민들의 안녕과 서울의 성장과 번영을 저해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서울시장으로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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