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취지로 내각 합류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 자기 진영의 ‘배신자 평가’ 극복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야당과의 협치가 어려운 현실정치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다음 총선을 통해 그런 정치 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 누차 강조하지만 손뼉을 치고 싶어도 한손으로는 칠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의 극한대결과 협협치에 대한 질문에 “여야 협의 부분은 정말, 이번 국회를 보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과제다. 국회가 지금처럼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경제가 어려우면 함께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말로는 어렵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기를 바라는 듯한, 제대로 일하지 않는 것은 안 된다”며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서 국민을 통합의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야지, 오히려 정치권이 앞장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협치 노력에 대해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야당 대표와 야당 원내대표를 만났을 것”이라며 “분위기가 좋으면 만나고, 안 좋으면 안 만나지 않도록 아예 3개월에 한 번씩 무조건 만나자는 식으로 여야정 협의체에 합의했다. 그러나 합의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에 대해서 대통령은 잘했는가, 책임을 다 한 것이냐고 말한다면 참 송구스럽기 짝이 없지만 어찌 되었든 협치의 어떤 의지를 갖고 있기에 국회에서 조금만 마주 손을 잡아 준다면, 또는 마주 손뼉을 쳐준다면 국민에게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다”며 “다음 국회에서 거듭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차기 총선을 통한 정치권의 변화를 기대했다.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가 협치내각을 대통령에게 제안하겠다고 한 데 대한 질문에 “협치야말로 우리 정치에서 가장 큰 과제”라며 “정 총리를 발탁한 가장 큰 이유는 국회의장을 하셨고 늘 대화·협력하는 데 역할을 많이 하는 분이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 사이에서 협치의 정치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총선 지나면 야당 인사 가운데서도 내각에 함께 할 수 있을 만한 분이 있다면 함께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며 “내각제 연정과는 다르기에 특정 정당에게 (내각) 몇 석을 배정하는 식은 어려우리라고 본다. 그러나 전체 국정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해당 부처의 정책 목표에 공감한다면 함께 일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협치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이미 제가 (임기) 전반기에 여러 차례 했었다. 언론에 보도도 있었지만 야당 인사에 입각 제안했었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비중 있는 통합의 정치, 협치의 상징이 될 만한 분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협치·통합 정치 취지에는 공감했지만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며 “저는 그분들이 당적을 버리지 않고 기존 당적을 그대로 가지고 기존의 정치적 정체성 유지하면서 함께 해도 좋다고 제안했지만 그럼에도 우리 정부 내각에 합류하게 되면 자신이 속한 기반 속에서는 배신자처럼 평가받는 것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진영정치의 문제를 짚었다.

이어 “그렇다고 대통령이 그 부분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그것은 바로 야당 파괴, 야당 분열 공작으로 공격받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라며 “당연히 다음 총선 이후에 대통령이 그런 방식을 통한 협치에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총선 통해서 우리 정치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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