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27일 금호산업을 떠나 HDC현대산업개발 그룹의 일원이 된다.

금호와 HDC는 이날 오전 각자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안을 처리했다. 이어 법무 대리인을 통한 서류 작업으로 본 계약을 완료했다.

HDC는 총 2조5천억 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0.77%)를 3천228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구주의 가격으로 주당 4700원을 적용했다. 더불어 아시아나가 발행할 보통주식(신주) 2조1천772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로써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아시아나 지분 약 61.5%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지분 비율은 변동될 수 있다.

또한 내년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 신고 등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호는 기업결합 신고 등 법적 절차 진행에 따른 최종 마무리를 2020년 상반기 내로 예상했다.

아울러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FI)로 4천899억여 원을 부담해 약 15%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 대상에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 계열사도 포함됐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즉시 인수작업에 착수해 아시아나항공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사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며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빨리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번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금호산업은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이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되며, 아시아나항공 또한 신주발행 형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한층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가 연내 매각된 것을 반기며 아시아나항공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기대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본계약 체결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정상화를 기대한다”며 “인수·합병(M&A) 절차 마무리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주채권은행으로서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7월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냈다. 이후 지난달 12일 2조5천억 원의 매입가를 적어낸 HDC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매각 협상 과정에서 구주 가격과 손해배상한도 등 세부 사안을 두고 이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양측은 협상을 통해 구주는 약 3천200억 원, 배상한도는 9.9%로 합의하고 최종 계약에 이르렀다.

이번 인수로 아시아나는 창립 31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이에 따라 HDC는 글로벌 모빌리티 그룹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지난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은 2조1800억 원 규모의 신규자금이 투입됨에 따라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라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HDC그룹은 항공 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는 HDC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으로 예상된다. 1조4천억 원 수준인 자본금이 3조5천억 원대로 증가해 660%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277%로 낮출 수 있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면 회사채 신용등급이 높아져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 확대 등 사업 확장도 꾀할 수 있다.

한편 HDC는 그룹의 규모를 키우게 된다. HDC그룹 전체 자산총액은 지난 5월 기준 10조597억 원이고 아시아나의 자산총액은 11조 원에 달한다. 이외에 아시아나항공에 현재 2조 원가량 유상증자가 예정돼 그룹의 자산총액은 23조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 향후 범현대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범현대 계열사들과 아시아나 인수 시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