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사진=연합뉴스>
▲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올해 항공업계의 흐름은 한마디로 ‘다사다난’이라 표현할 수 있다. 격랑이 몰아쳤던 업계의 다양한 이슈 중 3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① 일본 불매운동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시행 이후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은 항공업계의 급격한 수요 변화를 불러왔다. 한국공항공사에서 집계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객인원은 669만7294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734만5131명에 비교하면 약 8.8%가 감소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분기 일본 노선 이용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국내 항공 여객실적은 저비용항공사(LCC) 노선확대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여행 친화적 환경정착에 힘입어 상승해왔다. 그중 일본과는 항공자유화로 인해 양국 항공사의 취항이 자유롭고 근거리·무비자 관광지라는 점 등의 이유로 올해 상반기 전체 국제여객 실적의 25%가 일본에 편중되어 있었다. 특히 국내 LCC는 46%가량이 일본에 몰려 있었다.

업계 매출 실적을 견인해왔던 일본 노선이 불매운동으로 침체기에 빠지며 항공사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일본 여객 수요 감소로 인한 적자가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과 홍콩 정세 불안까지 더해져 부진이 심화했다. 지난달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5개 항공사 가운데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했다.

이에 따라 일본 노선 운휴가 시작됐다. 대한항공은 인천-일본 가고시마, 인천-일본 오이타 노선을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한시적으로 운휴한다. 티웨이는 올해 10월 26일까지 예정됐던 인천-오이타 노선을 운휴를 내년 3월 28일까지 연장했다. 국내 LCC 중 일본 노선 비중이 65%로 가장 높았던 에어서울은 도쿄(나리타)·오사카·다카마쓰를 제외한 도야마·구마모토·우베·히로시마 노선을 철수했다.

업계는 대책으로 노선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에 편중됐던 해외여행 수요가 국내 또는 중국·동남아 등으로 분산되는 것에 발맞췄다. 업계는 국제선 중 일본 노선 비중을 지난 6월 32.2%에서 지난달 20.6%로 단계적으로 낮추고 중국·동남아·대양주 등으로 노선을 분산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국제선 실적은 일본 노선의 감소세에도 대체 노선 증가와 중국 노선 기저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 성장한 2291만 명으로 역대 3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아시아 노선의 경우 베트남이 운항횟수를 기존 1만1086편에서 1만3585편으로 22.5% 증편했고 필리핀이 5542편에서 7,514편으로 35.6% 증가를 기록했다. 더불어 대만은 5089편에서 6109편으로 20% 늘렸다. 이러한 노선의 운항 증편이 업계의 노선 다변화와 여객 실적 증대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국토부도 공항의 운항시각(슬롯, 항공기 이·착륙 시각)을 지원하고 정기·부정기편의 허가 및 계획변경을 진행하며 항공사의 원활한 노선 다변화를 지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은 외교 문제로 촉발된 만큼 일본 노선이 예전처럼 활성화·정상화 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대체 노선을 발굴해 노선 다변화를 통한 수익 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② 아시아나항공 매각

금호산업은 지난달 12일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은 HDC에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과 아시아나가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대상자 선정 이후 양측의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구주의 가격 문제에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기내식 사태 과징금과 금호터미널 저가 매각 의혹에 우발채무 손해배상한도을 두고 견해차가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계약 체결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부여되는 12일을 넘겨 이달 말로 연기됐다. 하지만 금호가 쟁점 사항에서 HDC의 제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측이 올해 안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다만 세부사항의 조율이나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난제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시아나 매각은 금호와 HDC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 예상 매각 절차 완료 시 계열사 지원 우려 해소, 차입금 감소에 따른 지체사업 시행, 배당 여력 확대 등에 힘입어 회사의 본질적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 과정에서 2조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강력한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종전 746%에서 256%로 떨어지고 순차입금 비율도 471%에서 100% 초반대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라 연구원은 “향후 아시아나항공은 범현대가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현대오일뱅크는 항공유, 현대백화점 그룹은 면세점 및 기내식, 현대해상은 보험, 현대카드는 마일리지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모빌리티 부문에서 현대차와의 협업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③ LCC 신규취항

플라이강원이 지난달 22일 양양-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첫 취항에 나섰다. 16일에는 2호기를 도입했고 오는 26일 양양-타이베이 노선으로 국제선에도 취항한다.

3번째 도전 만에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은 강원도와 양양군의 투자에 힘입어 도내 브랜드 확립·관광업 발전과 지역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운항을 시작한 플라이강원 외에도 에어로K가 내년 3월 청주-제주의 첫 비행을 목표로 준비에 한창이다. 중장거리 전문 항공사를 표방한 에어프레미아도 내년 하반기 일본과 베트남을 시작으로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한정된 시장의 규모에 비해 항공사의 수가 너무 많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공항공사 관할의 국제공항 7곳(김포·제주·김해·대구·청주·무안·양양) 가운데 청주·무안·양양공항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이들 공항에 신규취항하는 LCC에게 공항시설사용료를 감면하는 인센티브 혜택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취항 6개월 후에 주던 인센티브를 취항 즉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신규 LCC가 승객들에게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방 공항 근무 인원과 장비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접근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거점 공항인 청주공항은 2017년 이후 3년째 국제선 여객 수가 연평균 66.7%의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 청주공항 이용객 수는 11월까지 277만 명이다. 연말이면 사상 처음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공사는 밝혔다.

무안공항은 외국인 이용객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으며 양양공항도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세다.

국내 LCC들도 지방항공을 이용한 노선 다변화를 모색한다.

티웨이항공은 필리핀 보라카이, 대만 가오슝·타이중 등 수도권과 지방공항 취항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운수권 보유 노선 중 장자제, 옌지 노선을 최근 연달아 취항하면서 중국 대륙 노선 확장을 통한 영업망 확대를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시장 상황은 언제든 변화할 수 있고 티웨이항공은 변화에 즉각 대응할 준비가 된 항공사”라고 전했다.

이외에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호주 젯스타에어웨이즈와 인천-호주 골드코스트 노선의 공동운항에 나섰다.

항공자유화 또한 기회의 장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에는 싱가포르와, 같은 달 24일에는 브루나이와 항공자유화 설정에 합의했다.

이로 인해 LCC가 지방공항에서도 노선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또 경유 운항 노선도 개발이 가능해져 제3국을 통한 동남아 전체로 노선 다변화가 가능하다.

국토부 국제항공과 관계자는 “항공사의 영업반경을 확대하고 항공교통이용자의 이용편의를 높이기 위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 국가와의 항공 공급력 증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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