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SNS의 달인이자 SNS예찬론자...행정조직의 슬림화를 SNS가, 시민소통의 주역은 SNS"
"행정가로서의 소신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지금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서은숙 부산시 부산진구청장
▲ 서은숙 부산시 부산진구청장

SNS를 잘 활용하는 것으로 소문이 났다. 서은숙 구청장님에게는 권위주의나 관료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허심탄회한 행정, 특히 재기발랄함과 솔직함에 굉장히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 젊은층에게 대단한 호감을 얻고 있는데… SNS에 대한 특별한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내게 SNS는 내 몸의 '허파'와 같다. 허파는 호흡을 관장하는 몸의 필수기관이다. 들숨 때 산소를 얻고, 날숨 때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이 과정이 원활해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한마디로 '소통'이 삶의 근간이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변했다.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정보, 소통, 대화... 일상의 모든 방식이 예전과 달라졌다. 사람들의 일상을 윤택하게 해야할 정치나 행정하는 사람들이 이런 변화에 민감하지 못한다면 소통 또한  것 힘들 것같다.

'소통'이라는 것이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제약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제약을 뛰어넘게 하는 것이 SNS라고 생각한다. 물론 SNS에는 '벽을 허물면서 벽을 쌓아가는 역설'이 존재한다. 이로 인하여 약간의 사회적 부작용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 또한 과정이고 과도기라고 본다. 결국은 SNS 안에서 건전한 문화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을 하고, SNS로 소통을 해보니까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을을 수 있다. SNS는 수평적인 관계와 양방향성, 그리고 즉각적인 소통을 가능케 하기 때문에 사람의 허파와 같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또 피드백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많은 민원이나 어려움, 심지어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내용 등 많은 사연들이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문자… 다양한 요구가 창구를 통해 날아든다. 전에는 구청장을 한번 만나려면 날자 잡아서, 시간 기다려서 겨우겨우 만날 수 있었는데 요즘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바로바로 말할 수 있고, 바로바로 해결할 수가 있게 됐다. 민원이 슬림화되는 것도 SNS덕이라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행정시스템이 사람을 굉장히 힘들게 할 수도 있는데... 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예 즐기자, 이게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오늘이 아닌가, 정말 보고 싶었던 직접민주주의가 아닌가' 하고… 이 자체를 즐기자고 마음먹고 나니, 이제 그렇게 힘들지 않은 것같다.
 
직원들한테도 SNS로 '이런 민원이 들어왔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보자'라고 하면 직원들도 워낙 잘 받아들이고, 구청장 페이스북도 다들 훔쳐보는 것 같다(웃음). 구청장이 페북에 뭐 올리지? 사람들 반응이 어떻지? 하는 것들도 다 보는 것 같고…

사실 저희가 임기 시작하면서 SNS만 담당하는 전문직원을 채용했다. 구청의 신문도 예전처럼 종이로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톡으로 바로 배달해드리고, 유튜브를 활용해 홍보도 하고, 웹포스터를 통해 홍보해서 조금 더 시민들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주민들이 알 수 있도록 행정 분야에서도 실용화를 실행하고 있다.

제가 작년 7월 취임식을 대신해서 '시민주권 선언식'에서 자방자치의 출발점은 '소통과 공감'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권위적인 리더십으로는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서 저는 구청장 취임 이후 부산진구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해왔다. 모든 문제가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방향의 소통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SNS의 달인' 'SNS 예찬론자'시로군요. 그야말로 4차산업혁명의 최전방에 위치한 것이 SNS이지만 상대적으로 노인들은 새로운 문화에 쉽게 적응하기 어려워할 것 같고, 소외감도 있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렇지만 이를 강제적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그걸 '부드러운 개입', '넛지'라고 하던데. 부산진구의 3대 키워드 중의 하나인 '노인'과 관련하여 할 말씀.

요즘은 '유쾌하고 경쾌하게 그리고 다소 느슨하게' 다가가는 것을 시민들이 더 좋아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도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면 부담스럽다. 웃음과 함께 사업을 소개하면 시민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한다. '조커'를 패러디한 '좀 커'(전포카페거리축제 규모가 좀 커)라든가, 장기하의 노래 '달이 차오른다'를 패러디해서 '달이 차오른다 가자'(백양산 달빛 걷기행사), 그리고 '수거하셨습니다'(폐가전무료수거사업), '실수대처'(영화 살수대첩을 패러디한 재난대응안전한국 훈련) 등의 홍보전략에서 작고 가벼운 참여방식을 채택했고, 이에 많은 시민들이 웃으며 참여했다.

시민의 관심사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교감의 첫단추'라고 생각한다. 시민의 관심사에 맞춰 우리 구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알릴 때 홍보효과는 물론, 사업성과도 더 좋을 것이라본다.

사실은 기존의 홍보방식을 없애진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SNS나 사이버상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산진구가 발행하는 오프라인 진구 종이신문을 오히려 보기좋게 활자를 키우고 컬러방식으로 바꾸고, 단독주택에 사시는 어르신들께서 이런 부분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발행부수도 더 늘이고, 여기에 플러스해서 사이버나 SNS상의 홍보도 강화했다.

두번째는 어르신들께 스마트폰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진구 소속 주민센터라던가 저희 본청에서도 어르신들이 유튜브나 카카오톡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내면 카카오톡 선물보내기 같은 부분, '이걸로 보내면 손녀들이 좋아해요~' 라며 따라 하신다.

그 다음 진짜 필요한 것은 은행거래하는 것이라 생각해서 금융거래방법도 알려드리고 있다. 은행 가기도 어려우신 분들인데, 스마트폰 활용교육을 통해서 어르신들이 보다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조금 더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께는 기존의 홍보를 더 강화해서 직접 방문을 하고, 신문을 통해 홍보하는 등의 직접 홍보를 하고 있다.

 

왜 이렇게 홍보에 신경을 써는지… 

아무리 일을 열심히 잘해도 이것이 제대로 시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시민들의 만족도가 개선되지 않는 것 같다.

이제 '제품의 질'은 다 고만고만하다. '내가 만든 것이 최고다'라는 '장인정신'에 '제대로, 정확하게' 전달되는 '장사정신(서비스정신)'이 더해져야 한다. 일을 잘하는 것도 물론 잘해야겠지만, 잘한 일을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잘 알리는 것,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잘한 것을 잘 알려라, 못한 것도 잘 알려라' 어떤 방식으로 알릴 것인지를 고민하고 더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알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늘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NS활동 관련 주의해야할 점이 없지 않다. 얼마전 모 공공기관장이 술먹고 늦은 시간까지 직원들한테 갑질을 한 사례도 SNS단톡방에서 발생한 일이다. 부산진구에서 단순 홍보차원이 아니라 문화적 차원으로까지 자연히 스며들 수 있도록 한 것은 아주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화제를 돌려보자, 서 구청장님 프로필 중에 '서울시장의 장학생'이라 적혀 있더라. 그러고보니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하는 스타일이 비슷하게 느껴지는데… 멘토이신가?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저는, 제가 정치를 막 시작하고 박 시장님이 시민단체에 계실 때 우연한 계기로 함께 사할린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사할린 동포들, 고려인을 만나 일하는 과정을 보고 굉장히 감탄을 했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과 문제 핵심에 대한 반응도 굉장히 빠르시고... 놀랍게도 한국에 오자마자 해외동포들의 어려움의 핵심을 즉각 파악하시고 이에 대한 빠른 문제제기와 여론화 작업을 지켜보면서 '시민단체 활동가 중에 저렇게 샤프한 분이 있었구나~' 속으로 감탄했었다.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도 그의  사람 중심, 열린 시각, 도시행정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것같다. 가끔씩 서울에 올라가면, 갈 때마다 서울이 굉장히 바쁘게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바뀌는 것이 눈에 바로 보인다.  박 시장님의 10년이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다.

제가 서울시 정책특보로 들락날락거리면서 박 시장님한테 많은 것을 배웠다.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시장님한테 이런저런 의견도 듣고… 하는 활동도 했다. 그리고 박 시장님이 제가 구청장이 되는데 큰 도움은 안 됐지만 많이 도와주셨어요(웃음) 바쁜 와중에 내려오셔서 좋은 말씀 해주시고. 저는 행정을 잘하는 사표로서의 시장님을 존경하고, 시장님이 가지고 있는 열정으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잘 하실 수 있지 않을까하는 믿음이 있다. 그 다음에는 본인이 잘하셔야지요 (웃음)

한 걸음 더 나아가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 노무현 대통령과는 스타일이 어떤가요?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 때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요?

노 대통령과 박 시장은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많이 다르다. 왜냐하면 노 대통령은 '자신을 버릴 줄 아는 분'이셨고, 버려서 뭔가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분이었다. 저는 정치하면서 그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자리에서 좀 튀어봐야지, 내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것으로 뭔가 족적을 남겨야지…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 지금 이것만은 정말 해야 하기 때문에 나를 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혹시 이것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있더라도, 나는 이것을 하겠다. 그런데 이것이 결국은 우리 사회에 영향력을 남기고 이정표가 되는 그런 일들을 하신 것이라본다.

또 '바보 노무현'이라 하지 않는가. 노무현 대통령님은 정치적으로 많은 계산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보고 정치적으로 계산하고 난 후에 나온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종로를 버리고 부산에 오실 때, 참모들하고 의논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어떤 참모도 먼저 가자고 이야기 한 사람은 없었다.

그냥 노무현 대통령이 '나는 지금 이 시대에 지역문제 극복을 위해서 가야 된다, 내가 종로에서 가는 것이 아니라 부산에 가는 것이 이 시대에 내가 해야 할 일이 맞다, 짐싸자!' 라고 했을 때, 그냥 다 짐싸서 온 것이다. 근데 사실 보좌관들이 다 투덜거렸다. 국회의원 된 지 1년 만에 또 다시 험한 개고생하게 생겼으니… 그 당시에 노무현 대통령이 이걸 다 계산해서 일단 이건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해서 장관이 되고, 그 다음에 대통령이 되고... 이런 정치적인 계산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계산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었던 사람… 사실 요즘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정치인들 중에는... 전부 제 잘 살려고만 하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

제가 감히 노무현 대통령이 가지신 시대적 생각이나 정치에 대한 생각을 다 가늠할 수는 없지만, 어찌됐던 따라 배우고 싶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신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 요즘 단어로 정리를 해 보자면,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게 어떤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 그것을 잘 파악하는 것. 주제파악. 무어 그런 것.

 

부산시 부산진구에는 '메디컬스트리트'가 있었다. 처음에는 의료산업이 차세대 먹거리가 된다 해서 인프라를 조성하고 투자를 하는 듯하더니 어느샌가 중단이 된 느낌이다. 인도에서는 유니콘기업이 의·  약계통에서 나온다. 좀 멀리 보고 젊음, 축제, 문화...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산업으로서의 메디칼 분야를 좀 더 활성화시켜 볼 생각은 없으신지?

메디컬스트리트가 다들 죽었다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 메디컬스트리트 관광객은 더 늘고 있는 추세다. 테마 역시도 늘어나고 있고. 이건 사실 오프 더 레코드로 말씀드리면 통계에 잡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통계에 잡히지 않는 이유는 '현금'... 그래서 사실 행정적으로 보면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통계에 잡혀도 그렇다. 병원은 250개로 훨씬 더 많아졌고, 오는 관광객도 예전에는 중국, 일본에 편중되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국가에서 온다. 동남아는 물론,  이슬람국가에서도 오고 있고... 여하튼 많이 오고 있다.

사실 서면메디컬스트리트의 특징은 1.6km안에 250개의 병원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 또 대형병원이 아니라 중소형 다종다양한 병원이라는 것. 그래서 '다품소량생산(?)도 가능하게 됐다. 특화된 병원들, 주로 뷰티, 성형, 피부 이런 쪽으로 많이 온다. 최근에는 여기에 건강검진까지 붙어서 많이 온다.

이곳은 관광하고 결부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의료산업'이라기 보다는 '의료관광'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전보다 인프라가 많이 좋아졌다. 예전에는 롯데호텔 밖에는 없었는데 요즘에는 중급의 비즈니스 호텔들이 많이 생겼고, 손님들이 왔을 때 즐길거리가 많이 늘었고, 이 분들이 왔을 때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이 부분은 사실 부산 전체 의료관광객들 중에 일등이다. 작년 대비로도 늘어나고 있고, 통계에 안 잡히는 부분까지 따지면 더 많은 셈이다.

문제는 저희가 이 부분을 얼마나 더 관광과 잘 매칭해서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의료사고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 서비스의 질을 더 높이는 것, 의료 관광객들이 더 많이 유입할 수 있는 꺼리들을 연계해서 만드는 것 등이 우리의 과제다. 그래서 내년에는 의료관광 인포메이션 센터를 더 확장해서 제대로 만드려고 하고 있고,  숙박업소와 연계한,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한 홍보를 강화하도록 하고 있는 중이다. 관광객들을 더 많이 불러 모을 수 있도록 하려고 준비중이다.

이번에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 우리 부산진구에서 'K-뷰티' 행사를 했었다. 패션이나 K-뷰티에 워낙 관심들이 많기 때문에 크루즈 들어오는 부산항만공사, KTX 도착하는 부산역 유라시아 플랫폼, 공항 같은 곳에 홍보부스를 다 만든 이유가, 내렸을 때, '아~ 서면메디컬스트리트' 할 수 있도록. 여기 오면 먹을 것도 많고, 즐길 것도 많다. 이런 것을 홍보해서 유인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슬람국가에 대해서는 우리의 편견이 좀 있는데 실제로는 이슬람쪽 수요가 엄청나게 많다. 지금 이슬람쪽 관광객 100만명 시대다. 관광 오는 무슬림들은 돈이 많다. 무슬림의 문화, 그러니까 중동에서 들어오시는 분들은 보통 부인이 4~5명 되기  때문에 무슬림 한 분이 들어오면 2~3명이 아니라 스무 명 이렇게 들어온다. 관광쪽에서보면 굉장한 블루오션이다. 속옷을 하나 사도 한 보따리씩 산다. 부인도 많고 식구도 많으니까.

먹거리도 문제다. 이슬람 관광객들이 몰려 들어오는데 대한민국은 전혀 준비가 안돼 있다. 이들을 맞으려면 할랄 음식하고 기도할 공간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슬람에 대해 정말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가 같은 경우 100퍼센트 이슬람이다. 히잡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무슬림(이슬람국가 사람들)이면 뭔가 폭력적이고 야만적이고 이상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런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다. 할랄 식당같은 경우 시나 관광공사에서 만들고 싶어 하는데도 이미지 때문에 음식점들이 안 할려고 한다. 특히 부산은 관광이 먹거리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부터 이런 선입견들을 바꾸려고 하는 의도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타깝지만 부산시가 부산 관광인프라의 가치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든다. 아무리 다녀봐도 부산만한 인프라가 잘 없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부산의 산, 강, 바다가 천혜의 자원으로 이렇게 잘 조성된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부산진구는 '서면'이라는 부산 최대의 번화가, 축제와 집회의 중심지, 학원가가 뒤섞여 있다. 서면 놀이마루 근처는 주말마다 프리마켓이 서 장날 잔치판이 되고, 근처 쥬디스태화에서는 정치집회로 늘 떠들썩하고, 또 한편에서는 학원가 취준생 고시생으로 조용함이 요구되는데... 이렇게 다양한 요구가 잘못하면 혼돈의 도가니가 될 수도 있겠는데, 단체장으로서 고민되는 점이 많을 것같다.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관심은 시대마다 조금씩 변한다. 종래에는 자유권, 평등권 등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최근에는 행복추구권, 문화권, 환경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신대로 서면일대는 다양한 시민들의 권리와 요구가 상호경합, 충돌하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공간이다. 교통의 중심지이면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쇼핑) 등이 밀집해 있고 부전도서관을 중심으로 대입학원, 직업학원 등이 집중돼 있을 뿐 아니라 시민의 다양한 의사를 표현하는 광장의 역할도 수행해오고 있다. 시민의 요구가 대립할 수 있다.

권리의 충돌이 일어날 때에는 가치적으로 상위기본권에 해당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 원칙이다. 하지만 보행권, 환경권, 문화권, 경제권 등 다양한 권리가 예민하게 겹쳐 있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각각의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침해받지 않을 있도록 '조화와 균형'을 찾아야만 한다. 필요하다면 정책의 개입을 통해, 대화의 장을 통해 해결점을 찾아갈 것이다.

그래서 '따뜻한 행정'이다. 서로의 요구가 어쩔 수 없이 부딪칠 때, 따뜻하게 품을 수밖에 없다. 법 만으로는 안된다.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과정들을 통해서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생기지 않겠는가.

 

지역을 선거구로 나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부산진구 갑지역은 대규모 정비사업과 시민공원을 중심으로 한 여가시설이 조성되고 있어 젊은 세대들의 인구유입이 예상되고, 부산진구 을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사업이 적고 노년층의 인구비율이 높은데, 행정가의 입장에서 '지역의 불균형 문제'는 없겠는가?

갑· 을지역으로 나뉜 부산진구는 연령차나 유권자 성향 등 차이가 있다. 거주민 뿐 아니라 상가,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한 요구가 겹쳐 있기 때문에 차이가 많아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차이 때문에 오히려 두 분 국회의원과 더욱 긴밀한 협조를 해왔다.

예를 들면 갑지역은 문화체육센터, 종합사회복지관 건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고, 을지역은 노후주민센터에 대한 복합생활문화센터 정비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천년기념물인 구상반려암 공원화사업 등은 이미 완료했다.

어느 사회든, 어느 시대든 차이와 갈등은 항상 있어왔기 때문에 차이나 갈등은 영원한 과제인 동시에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위기와 기회처럼 양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청년의 요구와 노인의 요구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갈등이라고 말할 수 없듯이 차이가 갈등의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차이야말로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씨앗이라 여긴다.

그래서 행정가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공익의 실현을 목표로 하되, 서로 상이한 요구를 가진 시민들을 협력과 이해의 장으로 이끌어 하나의 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민들을 나이나 성별, 성향 등 특정 기준으로 구분하기에 앞서 있는 그대로의 '사람'으로 만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 구는 '사람중심'이라는 가치를 핵심으로 가지고 있다. 부산진구의 행정은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고, 그럴 때 시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새해가 밝아온다. 구청의 일꾼들, 동료들과 구민들에게 한 말씀.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안창요셉 119지역대' 임시 청사를 개소한 것이다. 안창마을은 부산진구와 동구에 걸쳐 있는 마을인데 소방차가 갈 수 없는 부산의 마지막 사각지대였다. 한 해 평균 260여 건의 구급 출동요청이 있는 지역인데 출동시간이 평균 9분42초나 걸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위험지역이었다. 동구에서 응급소방서를 설치하기 위한 마을회관 무상사용과 일부 시설비를 지원했다.
부산진소방서에서 시설비 일부를 지원하고, 우리 부산진구에서 임시청사인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여러 기관의 협의와 도움으로 청사를 개소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협치행정'의 가치를 알게 됐다.

이 외에도 무더위가 한창이던 때 쪽방거주자 냉방비 지원, 경로당 개방시간 연장, 도로변 그늘막 24개소 추가 설치, 냉온열 의자설치, 쓰레기봉투 가격인하... 등 많은 일들이 생각난다.

이 행정의 일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일을 하면 할수록 일이 작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일이 많아진다.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들어야 될 시민들의 목소리도 많아서 바쁜데, 내년에는 조금 더 구청장으로 어떤 일을 더 집중해서 해야할 지 고민하겠다.

시민들이 행정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높지 않다. 직원들에 대한 신뢰, 구청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신뢰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다. 그건 시민들의 요구는 더욱 다양해지고 요구의 수준은 높아지는데 행정을 하는 사람들이 이에 못 좇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좀 더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 서비스, 다가갈 수 있는 행정 서비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따뜻한 행정'이 될 수 있도록 저와 저희 직원들이 더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저희 직원들이 보기에도 구청장 바뀌고 처음에는 들썩들썩하더니 결국 똑같네,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딱 그런 말이 나올 시기가 내년이라고 생각한다.  임기의 절반이 지나가니까. 그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처음과 같게 여여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겠다.

시민들과 소통을 더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내년부터는 저희 진구청에 '시문서답'이라는 코너가 생긴다. '시민이 묻고 서은숙이 답한다'는 뜻이다. 직접민주주의의 일환이다. 청와대처럼 20만명이 서명을 하면 청와대가 직접 브리핑 하는 방식. 그러니까 저희는 100명이 동의를 하면 그 분야의 부서장이 답변을 하고, 300명이 동의를 하면 구청장이 직접 답변을 하도록 할 참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는 동영상으로 답변을 하던데, 저희는 질문 주신 분, 모두 모아서 직접 보면서 답변을 할 것이다. 대의 민주주의도 정착되었지만 직접 민주주의도 필요하다. 올해까지는 현장소통, 공감콘서트 이런 것을 많이 했는데 이것과 함께 내년부터는 이런 직접 민주주의도 같이 할 계획이다.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듣다보면 답이 있는 것 같다. 잘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오후 구청장실에서 진행됐다.<사진=박비주안 기자>
▲ 서은숙 부산진구청장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오후 구청장실에서 진행됐다.<사진=박비주안 기자>

 

[인터뷰 및 정리: 부산·울산·경남취재본부 정하룡 본부장 · 박비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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