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2 : 민주 2’ 초박빙... 수원장안 ‘최대격전지’

10.28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15일 일제히 막을 올린 가운데, 여야 지도부는 각 당 체제를 재보선 체제로 전환하고 13일간의 재보선 열전에 돌입했다.

안산상록(을)과 수원장안 등 수도권 2곳을 포함해 강원강릉, 경남양산,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등 총 5군데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은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 선거구가 고루 분포돼 있어 전국적 의미를 지닌 ‘미니 총선’으로 불린다. 각 당 지도부가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나라당은 ‘서민’과 ‘지역발전’을 키워드로 여당 후보만이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과 친서민 정책을 뒷받침하고 지역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며 민심공략에 나설 태세다. 이번에는 지난 4.29재보선 참패의 악몽을 씻을 수 있다는 긍정적 기류가 강하다.

반면, 민주당은 4대강·정운찬·세종시·부자감세·공안정국 등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이 낱낱이 드러났다며, 정권 중간심판을 위해 야당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할 전략이다.

수원장안, 여야 진검승부 겨룰 최대 격전지역
손학규 ‘죽느냐, 사느냐’... 승리할 경우 민주당 일대 대변혁 예고

한나라당이 강원강릉과 경남양산에서, 민주당이 안산상록과 중부4군에서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여야의 공통된 평가 속에 수원장안이 진검승부를 겨룰 최대 격전지역으로 떠올랐다.

수원이 한나라당 텃밭인 점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가 아직은 앞서고 있다는 게 중론이나, ‘손학규’를 내세운 민주당 이찬열 후보의 기세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순 없다.

지난 18대 총선 수원·영통에서의 패배를 딛기 위해 옆동네로 자리를 옮긴 박 후보는 방송인 출신의 높은 인지도와 당의 총력지원을 바탕으로 연일 굵직한 공약들을 쏟아내며 지역민심에 다가서고 있다.

반면 이 후보는 토박이 지역일꾼론에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의리 있는 정치인 이미지를 더해 유권자들에게 다가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후보의 최대무기는 지역에 상주하며 자신의 선거처럼 치르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임에 틀림없다.

손 전 대표가 14일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의 국가재정파탄과 4대강사업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일성을 토해냈듯, 이 후보 지원을 통해 사실상 정치재개에 나선만큼 향후 그의 정치적 입지 또한 수원장안 선거 성패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가 어려웠던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낸다면 수도권 민심 지지를 바탕으로 호남당으로 회귀하고 있는 민주당에 일대 대변혁을 몰고 올 수 있지만, 반대로 ‘패배’에 봉착할 경우 직접 후보로 나서지 않아 민주진영에 패배를 안겼다는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산상록, 정세균의 시험대... 패배할 경우 ‘조기전대’ 주장 봇물 터질 듯

수원장안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역량 검증대라면 안산상록(을)은 단연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역량이 시험받는 곳이다.

수원장안과 반대로 안산지역은 전통적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판세 또한 민주당에 나쁘지 않다. 비록 범야권이 민주당 김영환 후보와 민노·창조·진보신당 등 야3당의 공동후보로 나선 임종인 후보로 갈라져 있다지만, 여권 또한 공천내홍에 휘말려 있다.

송진섭 후보 공천에 반발, 한나라당 지역당원들이 탈당을 강행했고 비록 무소속 출마를 접었지만 이진동 전 지역당협위원장 역시 송 후보 지원에 나설 마음은 전혀 없는 상황. 여기에다 송 후보의 비리 연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한나라당이 넘어야 할 지뢰밭은 도처에 깔려 있다.

특히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주당과 야3당 간 후보단일화 작업이 속도를 더하면서 단일화 성사 기류도 엿보이는 등 범야권의 승리 가능성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정 대표가 사실상 이 지역 공천권을 행사했음에도 ‘흑묘백묘론’을 꺼내들고 전의를 불태우는 데는 안산의 성패가 현 민주당 체제를 결정지을 최대변수라는 점을 인지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리한 판세에도 불구하고 범야권의 분열로 안산을 한나라당에게 내줄 경우 정세균 체제는 ‘한계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봇물처럼 터질 조기전대 주장을 의미하며, 동시에 ‘정동영 복당론’도 다시금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민주당 핵심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경남양산, 박희태 ‘여유만만’ - 송인배 ‘노풍아 불어라’

경남양산은 집권여당 수장이었던 한나라당 박희태 후보를 7명의 타 후보가 에워싸는 형국이다. 김양수, 유재명 등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의 잇따른 탈당과 무소속 출마 강행이라는 공천 내홍 속에 친노진영의 지원을 등에 업은 민주당 송인배 후보까지 박희태 후보를 ‘공적’으로 내몰며 압박하고 있지만 박 후보의 기세는 쉬이 꺾이질 않고 있다.

박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1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날 실시한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결과를 근거로 “민주당 송인배 후보가 친노의 화력을 바탕으로 치고 올라오는 추세지만 아직 우리 측과의 차이가 2배에 달한다”며 승리를 낙관했다.

그러나 지역 내 ‘反박희태 정서’가 퍼져있는 만큼 송 후보가 민노당 박승흡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끌어내고, 잠자고 있는 ‘노무현 정서’를 깨울 수만 있다면 범여권의 분열 속에 막판 대역전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결국 승부를 가를 핵심변수는 ‘투표율’로 점쳐진다. 30, 40대에 주요 지지층을 두고 있는 송인배, 김양수 두 후보가 이들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이끄느냐에 따라 이번 재보선 최대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강원강릉, 권성동 ‘독주’ 속 송영철 ‘추격전’

강원강릉의 경우, 한나라당 권성동 후보 독주체제가 굳혀지는 분위기다. 권 후보 단독질주에 맞서 범야권이 후보단일화라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지만 현실화까지는 난관이 산적해 있어 녹록치 않아 보인다.

‘내일신문’이 지역민 700명을 대상으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 역시 권 후보의 독주체제를 그대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신문은 권성동 41.5%, 송영철 15.8%, 심기섭 10.0%, 홍재경 5.3%의 지지도 순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심재엽, 최욱철, 최돈웅 등 전직 의원의 잇따른 지지선언과 도당의 총력지원을 등에 업은 권 후보를 민주당 홍준일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킨 송 후보가 ‘지역일꾼론’을 내세우며 추격전을 벌이는 양상이 선거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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