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27일 병원으로 옮겨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의식을 되찾고 단식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28일 밝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철회 및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수처 설치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목표로 두고 시작한 황 대표의 단식이 지소미아 종료 유예와 선언으로 한 가지 목표는 완수됐으나,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27일 부의되는 등 단식 지속의 이유는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황 대표의 의식불명 상태를 가장 먼저 알아챈 부인인 최지영 여사가 ”그러다 진짜 죽는다“며 아들과 함께 황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도읍 한국당 비서실장은 “황 대표가 단식을 재개할지 어떨지 지금으로선 얘기하기 이르다”며 “아직 판단력이 흐릴 수 있어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미경·신보라 한국당 최고위원이 이날 동반 단식에 들어갔다.

정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로서 ‘선거법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철회’라는 황 대표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신 최고위원과 함께 단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단식을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며 “패스트트랙 법안의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최고위원도 “청와대 앞 농성장을 지켜내며 대표님의 뜻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아직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라며 “다른 의원 중에 동조 단식 의지를 피력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중구난방식이 될까 봐 당 지도부로서 먼저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단식이 중단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나 원내대표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가 다행히 의식은 겨우 회복됐으나 단식에 따라 악화된 건강은 여전히 위중한 상태”라며 “황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으며 또 다른 황교안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끝내 제1 야당의 절규와 호소를 비정하게 외면할 것인지 묻고 싶다”라며 “결국 구급차에 실려가는 제1 야당 대표를 보고도 전화 한 통 없는 청와대”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에 예정돼 있었던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건강상태에 관한 세브란스 병원 의료진의 브리핑은 취소됐다고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