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의 이틀째 협상이 진행됐지만, 미국의 부당하고 과도한 방위비 증액요구를 한국이 거부하면서 결국 결렬됐다.

19일 한국 국방연구원에서 열린 이날 협상에서 한미 양측은 기존의 입장에서 별다른 입장 변화없이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협상 시작 1시간 만에 미국측이 자리를 뜨면서 협상이 끝났다.

이날 협상이 끝난 뒤 방위비 협상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용산구 남영동 주한미대사관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한국 협상팀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한국측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우리측 입장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드하트 보좌관은 “우리의 위대한 동맹정신에 따라 양측이 상호 수용가능한 합의할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새 제안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우리측에 입장전환을 요구했다.

드하트 대표는 이날 ‘협상이 1시간 만에 끝난 이유’에 대해 “한국 측에 재고할 시간을 주기 위해 오늘 회담에 참여하는 시간을 단축했다”고 말해 미국측의 제안으로 일정이 종료됐음을 알렸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면 그때 협상이 다시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보 “협상, 미국이 먼저 자리 떠서 제대로 회담 가지지 못해”

드하트 보좌관에 이어 정은보 한국측 방위비 분담협상 대표 역시 회담이 끝난 뒤 “오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미국측은 기존대로 증액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우리 측은 28년간 한미가 합의해온 SMA틀 안에서, 상호 수용가능한 부분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쌍방 제안 내용은 대외 공표하지 않도록 합의했기에 상세히 설명할 수는 없다”며 “오늘 회담은 미측이 먼저 자리를 뜨면서 제대로 회담을 가지지 못했다. 원칙적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상호간 대화를 통해 수용 가능한 협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한미간에 실무적으로는 다음 회의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며 “다만 오늘 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상황이 발생한 만큼, 그에 따라서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정 대표는 ‘한미가 이견을 보인 부분이 미국이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총액인지, 새로운 항목 신설 부분인지’에 대해서는 “총액과 항목은 서로 긴밀히 연계돼 있다”며 “그렇기에 항목과 총액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외교부는 미국이 SMA에 새로운 항목이 신설됨으로서 방위비분담금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고, 한국 측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내에서, 그리고 양국이 상호 수용가능한 범위 내 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