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의원임에도 탈당이 상부에 보고조차 안 돼
김종대 “이 전 의원, 한국당서 당의 자산이 아니라 짐으로 여겨졌다”
장제원 “당이 일회용으로만 인재를 쓰고 만다는 불신 있어“

19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이자스민 전 의원이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 19대 국회 당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에서 활동한 이자스민 전 의원이 정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최근 정의당으로 입당한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그가 인터뷰를 포함한 언론과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꺼려 왔던 이유가 밝혀졌다. 도를 넘은 인터넷 악플 때문으로, 이주민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서 온라인 상에서 받은 비난과 조롱에 대한 정신적 충격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내주 11일 정의당 입당식을 앞두고 있는 이 전 의원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인신공격성 악플에 대한 트라우마가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문제되는 것은 새누리당(구 자유한국당)의 대처다. 이 의원은 악플 대처에 관해서 당을 통해서는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에서도 뭐 집단 왕따로, 당이 이 전 의원을 (당이) 부담스러워 했을 뿐 아니라 자신들의 자산이 아니라 짐으로 생각하는 이런 게 있었다”고 이 전 의원의 입장을 전했다.

한국당의 철저한 무관심은 탈당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전직 국회의원 신분임에도 당으로부터 받은 답변은 “네, 탈당 됐어요” 수준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전 의원이 탈당 과정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소통한 한국당 채널은 전화 응대를 하는 실무진 한두 명이 전부였다. 한국당 지도부는 커녕 탈당계를 접수받은 서울시당 지도부도 탈당 과정이 종료될 때까지 아무런 인지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의원이 몇 번이나 직접 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일이다.

급기야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정의당 입당을 논의 중이던 이 전 의원이 서울시당에 다시 전화를 걸어 “탈당계를 제대로 접수 받은 것이 맞느냐”는 취지로 질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직 의원이 탈당을 하면 의원급 혹은 핵심 당직자급에서 연락을 취하는 것이 정치적 통례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한 것이다. 그러나 실무진은 이미 탈당 처리가 됐다고 한 뒤, 이를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당 중앙당은 이 전 의원의 정의당 입당이 결정된 이후에서야 탈당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당 측은 “전직 국회의원을 특정해 탈당 여부를 중앙당에 보고하는 규정은 없다”며 관련 사안에 책임이 없다는 면피성 대답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 내부에서는 ‘인재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쓴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5일 모 언론에 출연해 “이자스민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한국당에겐) 일회용으로만 인재를 모셔 와서 쓴다는 불신이 있다”면서 “선거 때마다 좋은 분들 모셔다가 일회용으로 비례대표 한 버 드리고 나중에는 혜택 받았으니 이제 집에 가시오 이렇게 인재를 소비하는 느낌도 있다”며 한국당이 인재를 관리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기 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의사를 타진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철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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