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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칼럼] 조국 정국이 준 교훈

 

미국의 언론학자인 맥스월 매콤과 쇼는 1968년 대선캠페인 과정에서 투표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이 연구를 통해 미디어가 제공하는 이슈와 유권자 인식 사이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혀내 언론학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의제 설정(Agenda setting)' 이론을 정립했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구를 이어가 매스 미디어가 반복해서 다루는 이슈는 대중들도 중요하게 받아들임은 물론 그 이슈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예를 들어, 사과, 배, 포도 세 종류의 과일이 있는데 매스 미디어가 사과를 반복적으로 다뤄주면 사람들은 다른 과일들보다 사과에 더 집중하게 된다는 점을 입증했는데 이것을 '이슈의제 설정이론'이라고 부른다. 즉 '무엇을 생각하게 할 것인가(What to think about)'에 대한 매스 미디어의 기능을 의미한다.

두 번째 연구는 사람들이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관한 것으로 매스 미디어에서 '아침에 사과를 먹는 것이 건강에 가장 이롭다'라고 포인트를 잡아 다뤄 주면 사람들은 '사과를 아침에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어떻게 생각하게 할 것인가(How to think)'와 관련된 것으로 '속성의제 설정이론'으로 명명되며 언론학의 고전적이고도 신뢰할만한 이론으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의제설정 이론(Agenda setting theory)' 자체를 새롭게 써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이유는 미디어 환경 변화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 의식은 매스미디어가 수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과거만 못하다는 데서 출발하며 SNS 등 1인 미디어 증가가 뉴스의 생산과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에 제기되고 있된다.

또한 기존의 취재 관행이나 언론 문화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들을 심층적으로 취재할 수 있는 언론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으며 기사나 뉴스를 전달하는 서술 방식(내러티브)도 시청각적 요소가 강화되어 매스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더 많은 ‘노력’과 '품'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매스 미디어 환경 변화를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지난 두달여 동안 조국 장관 인사청문회가 조국 장관 사퇴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을 찾기 위해서이다.

조국 장관 사태는 검찰 개혁이란 화두를 점화시켰지만 '의견의 양극화', '진영화된 여론' 현상도 함께 보여주었다.

이러한 현상은 SNS의 활성화로 인해 수용자가 좋아하는 정보들이 더 많이 추천되고 더 많이 보여지면서 수용자의 인식이 한 방향으로 공고화되는 ‘확증편향’ 현상과 관련이 깊다.

조국 정국 속에서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는 ‘확증편향’이 ‘광장 정치’로 이어지는 상황을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조국 장관 사퇴를 전후해 나타난 언론의 ‘받아쓰기식 보도’, ‘따옴표 저널리즘’, ‘경마식 보도’ 등은 인권침해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망스런 수준을 보여 주었다. 언론의 이러한 보도 태도를 대중들은 오래 전부터 ‘기레기 언론’이라고 조롱해 왔는데 프랑스에서도 우리와 비슷하게 ‘똥 언론’이란 표현을 써서 언론의 잘못된 보도 태도를 질타한다고 한다.

언론의 역할은 건강한 아젠다 제시를 통해 여론을 넘어선 공론장을 형성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길을 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검찰개혁은 시민이 든 촛불과 패스트트랙이라는 제도적 처리과정, 스스로의 개혁안 제시 등 다양한 접근법으로 혁신의 한 발을 내딛고 있는데 민주주의의 핵심이랄 수 있는 언론의 공론장 형성 기능은 누가 혁신하고 개혁할 수 있을까?

아울러 대중의 의견이 양극화되어 대결이 펼쳐졌는데 양 진영을 소통시키고 엉킨 문제를 풀어야할 정치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조국 전 장관을 고리로 현 정권을 심판해 총선을 이겨보겠다는 야당의 잘못된 집권 전략이 가동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 최종 심판은 내년 4월 또 다시 시민의 손으로 맡겨질 것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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