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달 13~19일 칠레-멕시코 순방 일정 변경 불가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칠레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13~19일 칠레 APEC정상회의에 멕시코 공식방문 일정도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칠레의 11월 16~17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취소했다는 보도에 “소식은 들었고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문 대통령 순방 계획 등도 재검토할 것이란 입장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칠레 APEC정상회의를 계기로 인근 국가인 멕시코를 내달 13~14일 방문하기로 했으나 이 또한 영향을 받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칠레는 30일(현지시간)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계기로 사회 불평등 문제에 항의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APEC 정상회의와 오는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결정으로 APEC과 COP에 생길 문제와 불편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칠레 정부가 재정 적자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지하철 요금 요금을 결정하자 그간 쌓여왔던 빈부 격차 등 사회 불평등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장기간에 걸친 반정부시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6일 산티아고에서 지하철 요금이 인상되면서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고 지난 18일에 급속히 확산됐다. 이에 칠레 정부는 지난 19일 지하철 요금 인상 방침을 철회했지만 시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칠레 정부는 지난 24일까지도 “어떤 일이 있어도 시위가 국제회의 개최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다”고 했지만 시위가 확산되고 과격해지면서 이날 APEC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개최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

다음 달 16~17일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APEC 정상회의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1989년 창설된 APEC은 해마다 회원국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해 왔으며, APEC 정상회의가 중단되거나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APEC 사무국의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 국장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칠레와 회원국의 안전과 안녕이 APEC의 최우선순위”라며 “APEC 사무국은 개최를 중단하기로 한 칠레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개최 취소로 올해 APEC정상회의가 무산되는 상황에 대한 언급 없이 “말레이시아가 2020년 APEC을 주최한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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