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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폴리뉴스-상생통일 13차 경제산업포럼] 신상규 교수 “4차 혁명, 인간 삶 변화시킬 것…‘공존의 윤리학’ 명심해야”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신상규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교수는 24일 여의도 CCMM빌딩 12층 컨벤션 홀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 제13차 경제포럼’에 참석해 “인간의 삶 전반을 변화시킬 ‘4차 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공존의 윤리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날 기조발제에서 “‘4차 혁명’이란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기 훨씬 이전부터 사용되던 개념”이라며 “산업과 경제, 정치를 넘어 훨씬 더 근본적인 수준의 변화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간과 기계,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사이의 이원적 구분이 해체되면서 현재의 생활체계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적용되는 많은 개념 범주나 그와 연관된 상식적 판단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 대학 인포메이션 사이언스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류는 2015년 기준 8제타바이트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는 20세기 초 컴퓨터의 발명전까지 인류가 기록한 데이터(12엑사바이트)의 수천 배에 달하는 수치다.

신 교수는 해당 연구결과와 루치아노 플로리디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철학교수의 ‘하이퍼히스토리(Hyperhistory)를 함께 소개하며 “문자와 기록의 발명으로 시작된 역사시대가 데이터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종말하고, 최근에는 그 엄청난 양의 정보로 인해 ICT의 자율적 정보처리 능력이 필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정보기술은 인간의 본성 뿐 아니라 세계의 본성,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변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맥스 테그마크 교수는 ‘라이프(Life) 3.0’을 통해 생명의 발전단계를 ▲생물학적 단계(라이프 1.0) ▲문화적 단계(라이프 2.0) ▲기술적 단계(라이프 3.0)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라이프 3.0’은 소프트웨어(정신) 뿐 아니라 하드웨어(신체)도 재설계할 수 있으며, 세대에 걸친 생물학적 진화 과정이 불필요한 단계다.

신 교수는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 어느 시대보다 확대됐다”면서 “인간의 기계화뿐만 아니라 ‘기계의 인간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결국 인간과 기계의 기본적 특성이 수렴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인공지능(AI)이 아닌 신경망 AI, 즉 학습을 통해 성장하는 인공지능이 ‘라이프 2.0’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구글의 자동화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을 만드는 인공지능이 출현하면 ‘라이프 3.0’의 특성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생명활동 유기체로서의 인간과 기계의 구분이 점차 무의미해질 것이라며 관계 재설정을 위한 하나의 프레임으로 ‘포스트휴먼’을 제시했다.

그는 “포스트휴먼의 형상은 유전적으로 강화된 인간, 전자장치와 결합한 사이보그 등 인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스마트 환경(IoT), 유전·기술적으로 변형된 동물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과 비인간, 생명과 기계, 마음과 물질, 자연과 인공의 경계선이 무너지거나 다시 정의되면서 자기 인식의 양상이나 타인 혹은 비인간과 관계 맺는 방식, 생태적 환경인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등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교수는 포스트휴먼을 전유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트랜스휴머니즘’과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을 들었다.

그는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기술을 통해 인간의 수명·신체·지적능력 등을 인위적으로 높이자는 주장으로, 근대 휴머니즘의 연장선상일 뿐”이라며 “인간 종족주의 등 21세기 초의 모든 삶의 양식을 비판하고 새로운 삶의 형태를 재발명해야 한다는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이 더 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인간을 중심으로 한 비인간과의 위계를 해체하는 동시에 조화로운 공생을 모색하는 ‘공존의 윤리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자연은 인간의 행복과 목적을 위해 마음대로 착취하고 점유하는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상호의존적인 인간은 다양한 형태의 주체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인간 사이에서도 당연히 공존을 유지해야 하고, 비인간과도 조화와 공생을 모색해야 한다”며 “인간이 ‘라이프 3.0’이라는 우월한 지위를 가진 존재라면 사용자나 소비자가 아니라 관리자, 감독자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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