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계엄 의혹 아니고 내란 계획”, 야권 “재가공된 조작 자료”
황교안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수사결과 엄중할 것”
황교안 계엄 문건 연루 의혹 수사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올라오기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오른쪽)이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계엄령 문건 원본,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오른쪽)이 2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계엄령 문건 원본,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21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들고 나온 이른바 ‘촛불 계엄령 문건’에서 오자가 발견되면서 문서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안보지원사 문서와 형식이 다소 다르다는 점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임 소장은 이 문건을 작년에 공개한 계엄령 문건의 원본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표지부터 오기가 발견되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원본이 아니라 재가공된 조작 자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종명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임 소장이 과거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했다며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현 시국 관련 대비계획’에서 한자 오표기가 발견됐다. 임 소장이 공개한 문건 표지에는 작성 주체가 '國軍幾務司令部(국군기무사령부)'로 돼 있는데, 이는 '國軍機務司令部'의 잘못이다. '機(기)' 자를 '幾' 자로 쓴 것이다. 

군인권센터가 웹사이트에 해당 자료를 올리며 표지의 오자를 뒤늦게 바로잡으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의원 측은 “표기가 잘못됐음을 뒤늦게 알고 다른 버전의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린 셈”이라며 “분명히 ‘원본’이라고 했는데 표지부터 자신들이 만든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감 당시 문서의 출처를 물었지만 임 소장은 ‘공익 제보’라고만 했다”며 “진위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은 이날 자체 검토 결과 “전체적인 틀에서 봤을 때, 안보지원사의 문서가 아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부의 문건 확인은 촛불 계엄령 문건이 몇 종류가 있으며 보고 대상이 누구인지,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위·변조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임 소장 고발…“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 “가짜 뉴스 뒤집어 씌우고 있다”

한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계엄 문건 같은 것은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며 자신의 연루설을 제기한 임 소장에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이며 수사 결과가 엄중하게 나오리라 생각한다”며 임 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계엄문건 의혹을 언급하며 “공수처가 있어야 황 대표 같은 사람을 수사한다고 했는데, 한마디로 공수처가 있어야 누명을 씌울 수 있다는 것”이라며 “벌집 수사를 해놓고 아무것도 안 나오니 무슨 센터 소장까지 나와 가짜 서류, 가짜 뉴스를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한국당 의원 역시 같은 회의에서 논란의 문건을 통한 의혹 제기에 대해 “제 2의 김대업 사건”이라면서 “내용 자체도 종전 문건과 마찬가지로 헌법 77조에 규정된 합법적인 계엄선포에 대비한 문건일 뿐, 내란죄와 거리가 먼 문건”이라고 덧붙였다.

문건 논란에 대한 한국당 지도부의 확전 차단 시도에도, 여권은 계엄 문건 관련 파장을 의도적으로 키워 가는 모양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3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계엄령 문건은 촛불국민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한 반헌법적, 반사회적, 반인륜적, 반시대적인 계획”이라며 “황교안 대표가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했고, 그래서 떳떳하다면, 본인에 대한 조사를 목전에 두고 중단됐던 합수단 수사의 재개를 촉구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감에서 폭로된 계엄령 문건은 가히 충격적“이라면서 ”그 내용이 치밀하고 국회와 언론, 인터넷 봉쇄를 모의했다는 점에서 계엄의혹이 아니라 내란계획이 분명해 보인다는 지적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황 대표의 계엄 문건 연루 의혹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하루 만에 2만 여건의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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