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현대미포조선에서 11일 오후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으로 부분파업에 돌입한 후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현대미포조선 노조 파업은 23년 만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울산 동구 현대미포조선에서 11일 오후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난항으로 부분파업에 돌입한 후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현대미포조선 노조 파업은 23년 만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23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결렬로 11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로써 지난해까지 22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한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기록이 깨졌다.

노조는 울산 본사에서 집회 후 장외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파업에는 간부와 조합원 등 150여 명이 참여해 실제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 5월 31일 노사 상견례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23차례 교섭했으나, 사측이 임금안을 제시하지 않자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노조는 “수년간 임금동결 수준 제시안을 감내한 노조의 선의를 회사가 악용하고 있다”며 “사측은 진정성 있는 제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대비 39% 상승한 580억 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는데도 내년 경기 하락을 우려해 임금 부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해 노조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제시안 마련이 당장 힘들다는 태도다. 노조 파업에 앞서 사내소식지에 “내년 경영환경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임금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부터 매듭짓고자 했으나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회사 제시안은 경영환경과 지불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파업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올해 현대미포조선 임협이 사실상 형제 회사인 현대중공업 임협 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 교섭은 올해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를 둘러싼 노조 파업 투쟁과 사측의 징계, 손해배상 소송 등으로 노사 관계가 틀어지면서 꽉 막힌 상황이다.

현대미포조선이 먼저 임금 등 교섭안을 제시하는 것이 현대중공업 교섭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현대미포조선 교섭 역시 지지부진하다고 분석한다.

현대미포조선 교섭은 올해 처음으로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노조 집행부 선거가 10월 말로 예정돼 있어 교섭 자체가 차기 집행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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