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일 행적 불분명, 국회 무시이자 국민 기만”...이 사장 “가라고 해서 간 것”
박덕흠 의원, 강연자 좌파성향 ‘몰빵’ 문제 지적하자...이 사장 “‘몰빵’이 무슨 말이냐”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노제욱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박순자)의 10일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태풍 ‘미탁’이 상륙한 지난 2일 국정감사장을 떠난 이후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의 행적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 사장은 당시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감장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했으나 태풍 상륙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재난 상황이 발생한 만큼 이 사장의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는 박순자 국토위원장의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이 사장은 상황실에 가지 않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로 그날 밤 11시까지 진행된 국감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밤 10시 30분경이 돼서야 이 사장과 연락이 닿았다고 보고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의 배려에도 이 사장은 태풍 상륙이 임박한 시점에 비상대기하지 않고 불분명한 행적을 보였다”며, “이는 심각한 국회 무시이자 국민 기만이며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귀가해서도 국토부의 연락도 제때 받지 않았다”며 “당시 이 사장은 ‘정위치’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그날 각 부처와 기관에 비상대기해달라고 당부했는데 이 사장은 행적이 묘연했다”며,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사장은 “당연히 본사로 복귀하는 게 마땅한 상황이었지만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수납원 250명 정도가 본사를 점거하고 있어 들어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며, “이러한 상황 때문에 평소에 출근도 지하주차장을 통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사장은 “그래서 교통센터 인근에서 센터장을 불러 상황 보고를 받고 간단히 식사한 후에 귀가했다”며 “귀가해서도 재난방송을 보면서 필요한 상황이 있으면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계속되는 민 의원의 비판에 “가라고 하지 않았느냐. 제가 간 게 뭐가 잘못됐냐”며 소리치기도 했다.

이 사장의 이러한 답변 태도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사과를 요구했으며, 결국 박순자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국감이 속개되자 이 사장은 “앞선 답변에 신중치 못한 표현이 있었다”며 “이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첫 질의에서는 ‘몰빵’이라는 단어를 놓고 야당 의원들과 이 사장 간의 기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첫 질의자로 나선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도로공사의 내·외부 강연비를 지적하면서 “강연자 중 도로공사의 안전 또는 건설에 관련된 사람이 한명도 없다”며, “강연자 대부분의 정치성향이 좌파인데, 이런 식의 ‘몰빵’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사장은 박 의원의 말을 끊으며 “‘몰빵’이라는 게 무슨 말입니까”라고 물었고, 박 의원은 “나중에 국어사전을 찾아보시라”고 답했다.

이후 이헌승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사장의 답변 태도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몰빵’이란 말을 정말 모르느냐”며 “사전에 찾아보면 ‘집중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다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이 사장의 말꼬투리 잡는 식의 답변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 아무리 ‘몰빵’이라는 단어가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장이 정말로 이 뜻을 몰랐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한편 박덕흠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3선 의원 출신인 이 사장은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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