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때 당했던 것 보복, 이번에는 미국이 뒤통수 맞은 것”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사진=폴리뉴스DB]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사진=폴리뉴스DB]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7일 북한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을 선언한데 대해 “북한의 행동을 다시 복기를 해 보니까 북한에서 판을 처음부터 깨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하노이 회담 후 7개월 만에 개최된 실무협상에서 김명길 북측 실무대표가 회담 결렬을 선언하고 귀국한데 대해 이같이 밝히고 “이번에는 미국이 하자는 대로 할 필요 없다. 좀 더 압박을 가하자. 그러면 얻을 수 있는 것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5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본회담 실무 협상을 시작했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점심시간에 나와서 대사관으로 들어갔다. 김명길 대사가 2시간 반 (협상장에) 있다가 돌아갔다는 얘기”라며 “회담을 끝내고 나오면서 30분 만에 대사관까지 들어가서 10분 만에 인쇄된 성명서를 읽었다”고 북한이 미리 준비한 정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점심시간에 평양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지난번보다는 조금 낫기만 이거 가지고 안 되겠고 좀 더 일종의 벼랑 끝 전술을 써서 금년 중 미국의 태도 변화를 확실하게 유도하려면 오늘은 대충 그 정도에서 끝내라(고 지시했을 것)”이라며 “또 하노이 때 당했던 것도 보복해 주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회담 결렬선언에 대해 “이번에는 미국이 뒤통수 맞은 것”이라며 “미국이 이번에 지난번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입장을 가지고 나왔지만 북한은 ‘아직은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다면 조금만 더 조이면 그쪽 가까이 갈 것 같다’는 계산이 섰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그러면 모양새는 안 좋지만 이번에는 결렬되는 식으로 끝내고 오라(고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김명길 대사가 미국에게 올 12월까지 ‘숙고’하라고 한 대목에 대해 정 부의장은 “숙고라는 단어는 그건 일종의 협박이다. 말 안 들으면 죽는 수 있어라고 할 때 숙고라고 하지 않나”라며 “올 12월을 다시 상기시킨 것은 북한이 협상장에서 내년부터 새로운 길을 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핵실험 중지 그다음에 ICBM 발사 유예 이런 약속을 지킬지 안 지킬지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을 것”이라며 “그러니까 ICBM 발사 다시 하게 만들 거냐. 그다음에 ‘핵실험 또 하게 만들 거냐. 그건 전적으로 미국 측에 달려 있다. 12월까지는 결정하라. 아니면 내년부터는 그렇게 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북미 실무협상 쟁점에 대해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의 최종 목표, 엔드 스테이트(End State)를 먼저 내놓고 포괄적으로 합의한 뒤에 이행하는 방법은 단계적, 동시적으로 하자는 입장”이라며 “북한은 선(先) 안전보장, 그다음에 경제제재 해제다. 그 원칙에 합의하면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핵은 다 내놓을 수 있다, ‘엔드 스테이트’까지 얘기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 사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분야에서 업적이 없다. 그나마 정상 간에 친선을 주고받은 경우는 북한밖에 없다. 또 노벨상이 공정하다면 자기가 받게 되겠다라는 얘기까지 했다”고 전망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