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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두달 요동친 ‘조국 정국’ 되돌아보니...

‘검찰 개혁’ 동력 상실, 문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
민심 이반 현상에 민주당도 위기감 확산
‘보수 결집’ 호재 만난 한국당 ‘삭발’ 투쟁 등 대여 투쟁 강도 높여

문재인 정부 3기 내각의 출범을 위한 ‘8·9 개각’에서부터 시작된 ‘조국 블랙홀’이 두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부터 각종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됐고 야당이 총공세를 펼치면서 정국이 마비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이후에는 ‘조국 대전’ 2라운드가 펼쳐지면서 여야 진영 대결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삭발 릴레이’와 장외투쟁을 벌이며 조 장관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검, 해임건의안 카드를 내밀었다. 또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도 ‘조국 제2의 인사청문회’ ‘조국 국정감사’로 치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맞서 ‘사법 적폐를 청산하고 검찰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선 조 장관이 적임자’라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 조국, 취임하자마자 ‘검찰 개혁’ 시동
   曺 겨냥 檢수사망 더욱 좁혀지며 ‘검찰개혁 동력 상실’ 목소리 커져
 
조 장관은 지난 9일 임명장을 받자마자 ‘검찰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첫 간부회의에서 ‘검찰개혁추진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하라고 지시했고 검찰개혁추진단에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을 주문하기도 했다. 또 검찰 개혁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자리를 갖겠다며 의정부지검과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방문해 평검사들을 만났다. 인터넷 홈페이지로는 검찰개혁 방향에 대한 국민 제안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망이 더욱 더 좁혀지면서 조 장관을 직접 겨누자 ‘무소불위’ 검찰 개혁은 흐지부지되고 막강한 검찰 권력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더욱 더 커졌다.

조 장관 가족 ‘사모펀드 의혹’ 관련 핵심 인물로 알려진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는 자본시장법위반과 횡령·배임·증거 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여기다 조 장관의 아들 조모 씨가 지난 24일 비공개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씨를 상대로 서울대 법대 산하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발급 경위,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발급 과정, 연세대 석사 과정 합격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조 장관의 딸도 이미 두 차례 검찰에 소환돼 입시 관련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특히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 및 영장청구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지난 23일에는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에 대한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이 11시간 동안 이뤄졌다.

검찰을 인사·행정적으로 관할하고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가진 법무부의 현직 수장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자 야당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받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을 이룰 수는 없다며 즉각적인 파면을 압박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러 차례 공식회의석상에서 조 장관에 대해 “범죄 혐의자”라고 칭하며 “수많은 위법과 편법, 특권 논란을 받은 자가 어떻게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이끌 수 있겠나”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법무부 관계자들이 최근 조 장관 일가에 관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간부들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15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서울중앙지검에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을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 文대통령 국정 지지도 40%대, 취임 후 최저치
  ‘중도·무당층·20대’ 이반 현상 두드러져
   문재인·조국 고향, PK도 흔들려

‘조국 정국’ 후폭풍으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로 내려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여권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유권자 1천명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조사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4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18일 2천7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에서도 역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43.9%로 취임 후 최저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갤럽 조사내용을 보면 무당층과 중도층, 20대의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당층의 경우 긍정 평가(22%)보다 부정 평가(61%)가 39%포인트나 더 높게 나타났고 중도층에서는 긍정 평가(40%)보다 부정 평가(54%)가 14%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긍정 38%·부정 47%)와 학생(긍정 30%·부정 53%)도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조 장관 관련 입시 의혹에 거부감을 가진 젊은 세대가 ‘반(反)문재인’ 핵으로 떠오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갤럽은 부정평가자들이 꼽은 사유 1위가 ‘인사 문제’(29%)였고 3위가 ‘독단적·일방적·편파적’(10%)으로 나타나 조 장관 임명 강행이 부정적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정당 지지율의 경우 민주당(38%)과 한국당(24%)의 지지율 격차는 14%포인트로 좁혀졌다. 양당의 격차는 지난 5월 23일 조사에서 12%포인트로 좁혀진 이후 13∼21%대를 유지해왔었다. 이번 조사에서의 격차는 17%포인트였던 전주보다 3%포인트 좁혀진 것이다.

조 장관의 고향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울산·경남(PK)도 흔들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8일 조사한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에 따르면 PK의 62.7%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응답했다. 전국 55.5%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한 것보다 7.2%p 높다. (자세한 조사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민주당 ‘피의사실 공표’ 검찰 고발 검토, ‘팩트체크팀’도 가동
    내부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빨라” 조국 거취 결단 목소리 제기

민주당은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나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진보는 조 장관 임명 찬반으로 갈리며 분열하고 있는데 반해 보수진영은 ‘반문재인, 반조국’으로 결집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상황은 더욱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는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여론 악화 차단을 위해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검찰 수사 과정에서 쏟아져나오는 의혹들에 대해 “가짜뉴스를 바로잡겠다”며 ‘팩트체크’팀을 가동하는 등 굳건한 ‘조국 사수’ 기조를 재확인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는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그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도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에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내용의 공보준칙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자 법무부와의 협의를 통해 조국 장관 사건 종결 이후부터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같은 지도부의 굳건한 ‘조국 사수’ 기조에도 불구하고 내부 위기감은 확산되고 있다. 금태섭 의원은 지난 24일 의원총회에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며 “사건이 시작됐을 때 정리를 잘 했어야 했다. 또 한번 우리가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오는데 그때 정말 당이 잘해야 한다”라며 조 장관의 거취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진 의원은 한 언론을 통해 “조국 사태로 진보적 가치라는 공정과 정의를 스스로 걷어찬 모양새가 됐다”면서 “당내 80%는 현재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삭발 릴레이’ 한국당 ‘국정조사’ ‘특검’ ‘해임건의안’으로 대여 압박
   황교안, 이낙연 제치고 대선주자 1위 오르며 자신감 얻어
   ‘반문반조 연대’가 ‘보수대통합’으로 이어질지도 ‘주목’
   ‘유승민-안철수’ 제3의 신당 추진 가능성도 제기

한국당은 ‘조국 정국’ 기세를 몰아 민심을 확실하게 거머쥐기 위해 삭발 릴레이 등 대여 투쟁 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한국당은 조 장관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 필요성을 주장하며 해임건의안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대표가 ‘조국 정국’에 힘입어 이낙연 국무총리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욱 자신감을 얻은 분위기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0~21일 이틀간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대표가 26.8%로 지난 6월 조사 이후 3개월 만에 이낙연 총리(20.7%)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조국 정국’ 속에서 삭발식을 거행하는 등 강경투쟁을 주도하면서 보수층을 결집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10일 다른 야당에 ‘조국 파면과 자유 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를 제안하면서 ‘반문반조(反文反曺)’ 연대가 ‘보수대통합’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황 대표의 제안과 관련 “생각이 같다면 합류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이 손을 잡고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를 출범시킨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가 ‘조국 정국’에서 극단적인 진영 대결에 염증을 느껴 민주당과 한국당에 흡수되지 않은 ‘무당층’에 기대를 걸고 안철수계와 새로운 제3의 신당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조국 ‘데스노트’ 올리지 않은 정의당도 후폭풍 거세
   평화당, 대안정치 등 소수 야당은 존재감 상실
  
‘조국 정국’은 정의당도 강타하고 있다. 정의당은 언론을 통해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던 상황에서도 조국 장관을 고위공직자 부적격 리스트인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 결국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로 공식 입장을 정리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국 정국’에서 정의당이 조 장관을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은 것을 두고  정의당이 조 장관을 통해 드러난 기득권층의 불공정과 불평등, 특권 문제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고 청년 세대의 상실감도 대변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이 같은 상황은 정의당 내부 동요와 당 지지율 하락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의 탈당계 제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의당은 크게 술렁거렸고 노회찬재단의 사무총장인 조승수 전 의원이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 입건되는 일까지 생기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21일 전국위워회에서 “정의당은 고심 끝에 조국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 임명권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사회의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조국 사태’로 정국이 양대 정당 간의 대결로 흐르면서 범여권 소수정당인 민주평화당과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는 존재감을 상실했다. 대안정치의 제3지대 신당 창당 추진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배숙 평화당 원내대표가 조 장관에게 “사퇴에 대한 용단을 내리는 것이 순리”라고 결단을 촉구하고, 유성엽 대안정치 대표도 조 장관 면전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기는 했으나 호남 민심을 의식해 수위 조절을 하는 분위기다.

한편 보수 성향 단체 및 인사들로 구성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는 지난 20일 결성식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와 조국 장관을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쟁본부 총괄 대표는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이, 총괄본부장은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총괄실행위원장은 노태정 자유통일대표가 맡고 있다. 준비위원회 명단에는 김무성 심재철 등 한국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정치인과 이문열 작가, 종교 단체 관계자, 보수 성향 시민단체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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