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조국 고향...‘동진 전략’ 요충지 PK 흔들린다
조국 ‘임명 강행’ 후 문재인 긍정평가·민주당 지지도 하락
문재인 부정평가 58% 넘어...한국당 지지율 10%p 상승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조국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부산·울산·경남(PK)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현 문재인 정부와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발생하면서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PK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고향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또한 여당 입장에서는 영남지역으로의 확장을 위한 ‘동진(東進)전략’의 요충지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민주당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PK에 공을 들였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부산 18석 가운데 5석(부산 진구갑, 남구을, 북구강서구갑, 사하구갑, 연제구)와 경남 16석 가운데 3석 (김해시갑, 김해시을, 양산시), 울산 6석 가운데 1석(북구)를 확보하며 노력이 빛을 봤다.
이후 지난해 6월 재보궐선거로 부산 해운대 을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을 꺾고 PK 광역단체장 3석을 싹쓸이했다.
다만 ‘조국 정국’을 지나면서 조국 임명 반대 기류가 컸던 PK가 흔들리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8일 조사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에 따르면 PK의 62.7%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응답했다. 전국 55.5%가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한 것보다 7.2%p 높다.
PK는 지난 8일 조 장관 임명 직전에도 ‘리얼미터’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한 국민여론’조사에서 전국 반대의견 51.8%(매우 반대 41.9%, 반대하는 편 9.9%)보다 14%p나 높은 반대 65.8%(매우 반대 48.9%, 반대하는 편 16.9%)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조국 임명 직후 文 PK 부정평가 58.3%
전국 부정평가보다 8.3%p 높아
지난 9일 ‘임명 강행’ 카드를 꺼내들면서 정면돌파를 시도한 정부여당이지만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직후인 9월 2주차(9월 9일~11일) 문 대통령의 PK 국정 지지도 부정평가는 58.3%(매우 잘못함 49.6%, 잘못하는 편 8.7%)에 달했다. 2주차 긍정평가 38.9%(매우 잘함 22%, 잘하는 편 16.9%)보다 약 20%p나 높았다.
9월 2주차 문 대통령의 전국 국정 지지도 부정평가가 50%(매우 잘못함 40.1%, 잘 못하는 편 9.9%)인 것과 비교해도 8.3%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장관 임명 직전인 9월 1주차(9월 2일~6일)의 PK 국정 지지도 부정평가 55.3%(매우 잘못함 43.3%, 잘못하는 편 12%)보다도 높아졌다.
민주당의 지지도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의 9월 1주차 PK 정당지지도는 33.3%였으나 조 장관 임명 직후인 2주차 조사에서 31.2%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민주당이 9월 1주차 전국 정당지지도에서 38.6%를 받았다가 2주차 조사에서 지지층 결집효과로 39.5%로 소폭 상승한 것과 대조된다.
한편 ‘리얼미터’가 9월 3주차(9월 16~20일) 조사한 문 대통령 PK 국정지지도 긍정평가는 40.5%(매우 잘함 26.6%, 잘하는 편 13.9%)로 소폭 상승했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여전히 57.9%(매우 잘못함 44.5%, 잘못하는 편 13.3%)로 압도적이다.
한국당, PK에서는 민주당 넘었다...지지도 상승세
반면 PK에서 조 장관 임명 전에는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과 비슷한 정당 지지도를 보였던 한국당이 조 장관 임명 직후 지지도가 대폭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국당의 정당 지지도는 9월 1주차 33.8%였지만 2주차에는 43.9%로 약 10%p 증가했다. 이 기간 조 장관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가 벌어지고, 한국당이 조 장관을 반대하며 삭발 투쟁,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9월 3주차에는 39.9%로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민주당을 뛰어넘는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한국당은 1주차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29.2%, 2주차 조사에서 30.1%, 3주차 조사에서 32.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비교하면 PK가 각각 4.6%p, 13.8%p, 7.4%p 높았다. 다만 민주당의 전국 정당지지율(38.1%)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다만 PK의 무당층이 9월 3주차에 13%를 이루고 있는 만큼 한국당 입장에서도 무당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상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PK 민심이 이탈하면서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자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인재 영입으로 조국 정국을 뚫고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와 내년 총선 분위기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최대한 후보 경쟁력을 높이고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현역 의원 6명도 초선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모두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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