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논의도 마다하지 않겠다” 강조... 사실상 연기 선언
박원순, 지난 달 文 대통령 만나...“시민 소통·교통 불편 신경 써달라 당부”
시민소통 논의구조 확대...“착공시점, 소통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연기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에 대한 연기 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광화문 재구조화에 대해 “사업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연기 의사를 밝혔다. 재구조화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시민사회와 논의를 계속하면서 설계안 등은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어떤 논의도 마다하지 않겠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이란 중차대한 과제를 위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은 2020년 1월 착공, 2022년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반대가 있었고, 여권에서도 교통 불편·비산먼지 등으로 인한 여론 악화를 우려해 착공시기를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제기돼 왔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 단단한 공감대도 만들어졌다”며 “광화문 광장 일대를 온전하게 복원하는 재구조화의 비전을 공유하고 현재의 단절, 고립된 형태의 광장을 해소하는 등 단계적으로 새로운 광화문 광장 조성에 공동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 부처와의 갈등을 의식한 듯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은 진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8월 말 문재인 대통령과 진영 행안부 장관을 만나 현재의 단절·고립된 광장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하며 “특히 문 대통령께서 시민과의 소통이라든지 교통불편에 특별히 신경 써 달라는 당부 말씀이 계셨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착공 시기는 특정 짓지 않으며 “시민들과의 소통과 공감 결과에 따르겠다. 그 결과에 따라 사업 시기 등이 변경될 것이기 때문에 착공 시점이나 완공 시점도 거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광화문 재구조화 일정 변경에 대해 “시민을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확신한다. 한 번 결정하면 그냥 직진하는 방식은 권위주의 방식”이라며 “협치와 공감, 소통과 상생이 박원순의 길이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서울로7017도 그런 철학으로 준공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간 100회에 걸쳐 시민 논의를 축적했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유례없는 긴 소통의 시간”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양한 문제제기가 있다. 시민단체에선 보다 폭넓은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어떤 지적이나 비판도 더욱 귀 기울여 듣겠다”며 “반대하는 시민단체와도 함께 토론하겠다”고도 말했다. 

진희선 행정2부시장은 “설계안이 상정돼 있는데, 이것을 포함해서 모든 것들을 논의해 가면서 새롭게 만들겠다”며 “세종로 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 등 프로세스도 잠시 보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당초 행안부의 사업 추진 반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진 부시장이 행안부의 추진 반대 공문에 브리핑을 열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박 시장이 “서울시 힘만으로는 안된다”, “합의를 더 하겠다” 등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앙정부와의 갈등, 시민단체의 ‘졸속 착공 중단’ 반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진 부시장은 “대부분 시민들이 현재 광화문 광장의 문제는 다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든 공간이 바뀌기를 원하고 있고 저도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갈 수도 있을거라 본다”며 시민·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논의구조 확대·관계부처 및 정부와의 협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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