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자 임명 강행, 역대 평균 27.5%, 문 정부 48.3%로 가장 높아
조 후보자 임명 찬성 여론, 반대 여론과 오차범위 내 

조국 법무부 장관이 4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로비에서 인사청문회 개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조국 법무부 장관이 4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로비에서 인사청문회 개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수습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회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의 재송부 요청을 하면서 사실상 임명 강행 절차에 착수했다. 조 후보자를 포함한 국무위원 후보자들이 이대로 임명된다면 현 정부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급 공직자는 모두 22명으로 늘어난다.

고위공직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 등 공직자로서의 적격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도입된 인사청문회법은 16대 국회에서 현 여당의 주도로 장관급 직위까지 그 적용대상이 확대됐지만, 적격 여부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대통령이 지켜야 할 의무는 없기에 부적격 받은 후보자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의원 불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치인, 관료 출신은 청문회 통과가 쉬운데 비해 언론인, 교수, 사업가 등 외부인사들의 통과 난이도가 높은 것이 관행이다.

국회 인사청문제도 도입 이후 있었던 역대 정부의 장관급 인사의 낙마 혹은 임명강행 통계를 살펴보면,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거나 국회가 부적격 의견을 낸 장관급 인사를 대통령이 그냥 임명한 경우는 전체 353명 중 97명(27.5%)으로 드러났다.

그에 비해 문재인 정부 들어 국회의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거나 국회가 부적격 의견을 냈는데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는 전체 대상의 48.3%(29명)로 국회 인사청문제도의 적용이 확대된 이후 가장 높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상당히 유명무실해진 현실을 설명하는 지표다. 

국회 인사청문회 부적격자 임명 강행, 역대 정부 27.5% - 문 정부 48.3% 

문재인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수감과 이에 따른 여야간의 강한 정치적 대립구도로 인해 장관급 인사 임명 및 청문회 절차 등을 두고 극단적인 원내의 의견 불합치가 일어나고 있다 볼 수 있다.  

국회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고 임명된 현 정부의 장관급 인사 중 가장 특기할 만한 경우는 ‘의원 불패’ 관행을 깨고 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유은혜 사회부 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임명 과정에서 위장전입 논란‧아들 병역 면제 논란‧피감기관 입주 등이 일었으나 “결정적 하자 없다”는 청와대의 해명과 함께 임명됐다. 

반면 이전 박근혜 정부의 경우 국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자 중 9명만 최종 임명됐다. 야당이 문재인 정부의 인사문제를 걸고넘어지는 지점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장관급 인사 낙마 사례는 현재까지 60명 중 5명(8.3%)으로 전체 낙마율의 평균인 7.9%를 웃돌았다. 낙마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박근혜 정부로, 인사청문 대상자 99명 중 10명(10.1%)이 중도 낙마했다. 이명박 정부는 113명 중 10명(8.8%)으로 뒤를 이었다. 

문 정부의 낙마 사례로는 ‘강제 혼인신고’ 논란 등으로 닷새 만에 자진 사퇴한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물러난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 ‘미공개 정보 주식대박’ 논란의 이유정 후보자 등이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보고서 채택 불발 후 낙마한 인사들로는 출입국 기록 조작, 해외 자원개발사 주식 보유 등이 문제된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생활 논란이 있었던 정성근 전 문체부 장관 후보자, 논문 표절과 자질 논란등이 있었던 김명수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또한 같은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에서 낙마한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는 2010년 8월 29일 스폰서 의혹과 박연차 게이트 뇌물수수 의혹으로 청문회 후 사퇴했으며,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010년 8월 29일 투기의혹과 위장전입으로 청문회 후 사퇴한 바 있다.

같은 해 7월에 있었던 여론조사 결과에서 김 후보자와 신 후보자에 대한 사퇴 여론이 각각 65.3%와 80.4%로 높았고, 여론조사 수치가 두 후보자의 사퇴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었다. 

비슷하게 문재인 대통령의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착수는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 여부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에서 찬성 46.1%과 반대 51.5%의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범위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을 의식한 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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