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 '조국 가족 사모펀드 이면계약, 운영개입 등 사실이라면 불법'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은성수 체제’의 금융위원회 출범이 임박했다. 당면 과제로는 조국 후보자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논란,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파생금융상품((DLF‧DLS) 사태 해결 등이 꼽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청문회에서 은 후보자의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견해다. 따라서 이르면 4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갈 전망이다.

은 후보자가 취임하자마자 맞닥뜨릴 과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논란이다. 조 후보자 가족이 가입한 펀드의 실체와 투자 과정에 그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RE)와 맺은 조 후보자 가족의 출자약정이 이면계약인지 등을 규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면계약이 있었는지, 사모펀드 운영에 조 후보자의 가족이 개입했는지를 알 수가 없다”며 “이러한 것들이 사실이라면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재산이 있는데 주식투자를 할 수 없다면 예금에 넣거나, ElS(주가연계 증권)에도 투자할 수 있다”며 “공직자가 사모펀드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문제이지만, 투자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게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은 후보자는 금융감독원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난 뒤 적합한 조취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사안은 검찰이 이미 금감원 압수수색 등으로 수사에 착수한 탓에 금융당국이 나설 여지가 적을 수도 있다.

4500억 원대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의 투자자피해 보상과 관련제도 개선도 과제다. 현재 금감원에선 해당 사안에 대한 분쟁조정 및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은 후보자는 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파생결합상품이 금융회사를 통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건”이라며 “금감원이 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여부 및 정확한 손실규모 등을 점검하고 있으므로 우선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분쟁조정을 신속히 진행해 적절한 손실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러한 소비자피해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방안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은 후보자는 취임 이후 금융시장 안정, 제3인터넷은행 인가, 가계부채 연착륙 등 굵직한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코스피 2000선 붕괴, 원·달러 환율 1200원 돌파 등으로 시장안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은 후보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등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위해서 긴급 유동성 공급 등 각종 대응책을 신속히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차례 무산된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절차는 다음 달 재개된다. 10월 10∼15일 예비 인가 신청을 받고, 신청일로부터 60일 안에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본인가 접수 후 1개월 안에는 최종 심사 결과를 낼 예정이다. 이르면 연내 새 인터넷은행이 나올 수 있다.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도 은 후보자가 적극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절대 규모가 큰 상황이다. 포괄적 가계 부채를 뜻하는 가계신용 잔액은 올해 6월 말 1556조1000억 원으로, 3월 말보다 16조2000억 원(1.1%)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자리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절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앞으로 줄여가는 것이 맞다”라면서 “다만 한 번에 줄일 수 없으니 서서히 줄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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