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생활형편전망 2009년 후 최저…주택가격전망만 나홀로 상승

<사진=한국은행 제공>
▲ <사진=한국은행 제공>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최근 우리 가계의 월평균 소득이 대체로 증가했지만, 대내외 변수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7년 1월(92.4) 이후 최저치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CCSI는 지난해 11월 95.7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 4월(101.6)엔 기준선인 100을 넘겼다. 그러날 한 달 만인 5월에 다시 100 아래로 떨어져 이달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CCSI 하락 배경에 대해 “일본 수출규제, 미중 부역분쟁, 수출 부진, 주가 하락, 환율 상승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내외 변수들이 한국 경제와 가계의 형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에 소비자 심리가 나빠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본의 규제와 미중 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달 5일 1200원선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2일 1900선으로 밀렸다. 최근 최하위 저소득층을 제외한 전 계층의 소득이 늘었지만 소비자 심리를 개선하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원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 소득은 470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또 5분기 연속 이어지던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의 감소세가 멈췄다.

CCSI를 구성하는 세주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살펴보면, 우선 가계와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 CSI가 3포인트 떨어진 89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남았던 2009년 3월(8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가계수입전망 CSI도 2포인트 하락한 94로 2009년 4월(92)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아울러 현재생활형편 CSI가 1포인트 떨어진 90, 소비지출전망 CSI가 2포인트 내린 105로 각각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담은 현재경기판단 CSI는 4포인트 빠진 63이었다. 향후경기전망 CSI도 4포인트 하락한 66으로 2016년 12월(65) 이후 최저였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의 생활 형편과 가계수입에 대한 개인들의 심리가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경기둔화 우려 확산에 3포인트 하락한 74를 나타냈다. 또 금리수준전망 CSI는 미국과 한국이 금리를 또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9포인트 빠진 85로 나왔다.

반면 집값이 더 오른다는 기대는 커졌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포인트 오른 107로,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10월(114) 이후 가장 높았다.

이밖에도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2.1%로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2.0%로 2002년 2월 통계 작성 이래 최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으로는 공공요금(42.1%), 석유류제품(39.1%), 공업제품(31.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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