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변상욱 YTN 앵커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비난하는 한 청년을 향해 적절치 않은 비난 표현으로 구설수에 오르자 결국 사과했다.

변 앵커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제 글이 논란이 되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질책의 글들과 반응들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젊은 세대가 견고한 기득권층의 카르텔 속에서 공정함을 갈구하고 있음을 이해한다고 여겼지만, 저 역시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진영논리에 갇혀 청년들의 박탈감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특히 '수꼴'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경솔한 표현 역시 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라며 "제 글로 마음을 다친 당사자와 관련된 분들께도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기회에 청년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도덕적 요구를 더욱 마음에 새겨 함께 고민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SNS 글이 논란이 된 후 다음 날 늦은 오후에야 사과문을 낸 데 대해서는 "방송 진행을 맡은 사람으로서 어찌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지 고민하고 의견을 구하다 보니 늦어졌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진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생활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변 앵커는 트위터에 조 후보자 비판 촛불집회에 참여해 발언한 청년단체 '청년이 사회의 진정한 원동력'의 백경훈 대표를 겨냥,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수도. 이래저래 짠하다"라고 썼다가 큰 비판을 받았다.

YTN 측은 변 앵커 발언 논란에 대해 "개인이 사적으로 트위터에 올린 거라서 회사에서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밝혔으나, 노동조합에서는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YTN 내 3개 노조 중 연봉사원 위주로 구성된 YTN방송노조는 "변 앵커의 발언은 보도채널 YTN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킨 행위"라며 "'선택적 정의'의 우물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는 편협한 앵커에게 YTN이 스튜디오 한편을 내줄 의무가 없다. 당장 계약을 해지하라"고 촉구했다.

비난이 쏟아지자 변 앵커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대학생 촛불집회도 마찬가지. 젊은 세대가 분노하면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과 청문회에 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휘둘리고싶지않아 하는데도 당명을 감추고 주관하거나 종북몰이 연장선상에있는 집회에 학생들을 밀어올리는건 반대. 특히 여당은 청년들에게서 무엇을 못읽고있는지 돌이켜보길"이라는 등  다른 의견들을 개진했지만 네티즌들의 비난은 이어지고 있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위치에 서서 뉴스를 진행해야 하는 앵커가 편향된 시각을 대내외적으로 적극적으로 표하는 데 대한 공정성의 우려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의 모교이자 현 직장인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 500여명(주최 측 추산)은 23일 오후 8시 30분께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공터 '아크로'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법무부 장관 자격 없는 조국 교수는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당신이 비아냥댔던 그 청년은 대학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장이 됐다"면서 "자녀에게 온갖 특권을 대물림해주고 꽃길만 걷게 해줄 조국 같은 특권층 아빠는 아니었어도 열심히 일해 온 이시대 보통 아버지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청년의 발언 내용을 정확히 듣기는 했나. 당신이 YTN 앵커라니 언론사 먹칠 제대로 한다"면서 "그 청년과 가족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그 발언에 대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언론인 출신 후배인 배현진 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 역시 페이스북에 “그래도 YTN 대기자이신데 내 뜻과 다르다고 가진 것 없는 아들뻘 청년에게 모욕을 줘서 되겠느냐”며 “품격은 나이와 경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아실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국보고 '반듯한 아버지'라고 하신 뜻은 잘 알겠습니다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변상욱 앵커는 36년간 몸담은 CBS에서 정년퇴임 후 보도전문채널 YTN에서 뉴스 토크쇼 '뉴스가 있는 저녁' 메인 MC로 활동하고 있다.

1959년생으로 올해 나이 예순 한살인 변상욱(卞相昱) 앵커는 1983년 CBS에 PD로 입사했고, 기자로 활동했다.

1984년 '전두환으로 시작해 이순자로 끝나는 그따위 땡전뉴스'라는 표현을 지상파 방송 전파에 실어 보내기도 하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때는 동료들이 방송실을 에워싸고 지켜주는 가운데 '고문은 사라져야 한다'는 방송 리포트를 내보내 '항명방송'이라는 사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시사 프로그램 제작, 취재 보도, 뉴스 앵커, 보도국의 대기자를 지냈다. CBS는 대기자 제도를 채택하지 않았으나 변상욱이 책임 보직과 경영 관리직을 거절하며 현장에 남아 있겠다고 주장하자 CBS는 대기자직을 신설했다.

경영진의 권유로 부산지사장을 맡기도 했지만 '백발의 현장 취재기자'를 꿈꿔 곧 현장으로 돌아와 후배 기자들과 뛰었다가 방송·미디어 분야를 총괄하는 콘텐츠 본부장이 됐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매일 아침 '변상욱의 기자수첩'이라는 시사비평 코너를 진행했다. 해직 기자들이 힘을 모아 만든 '뉴스타파'에서도 활동했다.

언론인으로서 여러 종교 지도자와 사회운동가들을 취재하고 따르면서 해방신학과 민중신학, 노장사상, 선불교, 비교종교학을 두루 접하였다. 페미니스트 문화운동 단체인 '문화미래 이프'의 이사로서 '안티미스코리아·성폭력추방 페스티벌'에 운영진으로 참여했다.

CBS 노조위원장, 초대 언론노조연맹 교육훈련국장을 시작으로 법무국장, 감사 등을 맡았다. 1996년 제6회 민주언론상, 2005년 제32회 라디오 보도 부문 한국방송대상 , 2015년 제14회 송건호언론상 등을 수상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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