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상장 국적 항공사 '적자 전환'…"경쟁 심화·환율 상승 때문"

9일 인천국제공항 한 항공사 카운터가 일본행 항공기 탑승수속시간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9일 인천국제공항 한 항공사 카운터가 일본행 항공기 탑승수속시간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올해 2분기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국내 항공업계의 하반기 실적도 어두울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된 6개 항공사들 모두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양대 대형항공사(FSC)도 좋지 않은 실적을 보였다.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1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했지만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진에어는 266억 원의 영업손실을,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 역시 각각 265억 원, 16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LCC는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및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등 업황 부진과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에 편중된 노선 분포, 낮아진 지역공항 이용률 등도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FSC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12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9% 오르는데 그쳤으나, 영업손실은 986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3963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달러 결제 비용이 늘고,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 따른 조업비 등 인건비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해 영업이익이 전년 상반기보다 감소했고, 달러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 등으로 당기순손실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74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7450억 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손실은 124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은 2024억 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내 항공수요 둔화 및 화물업황 부진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주요 자회사 실적 저조 등이 적자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는 원래 비수기이나, 여객 수요가 더 큰 폭으로 둔화되고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적자폭이 확대됐다”며 “비용 절감 여력이 크지 않은 국내 항공사들은 중장기 생존을 위해서라도 인수합병(M&A)를 통한 점유율 확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노선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줄어든 일본 노선을 정리하고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기수를 돌렸다. 특히 일본 노선 의존도가 50%에 달하는 LCC들은 올해 초 확보한 중국 운수권을 바탕으로 중국 노선 취항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민항총국이 지난 13일 전 세계 항공사를 대상으로 오는 10월 10일까지 중국 전 노선의 신규 취항, 증편, 부정기편 운항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공지하면서 국적 항공사의 중국 노선 취항이 미뤄지게 됐다. 민항총국은 “최근 항공편 증편이 많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중국 노선 취항으로 활로를 모색하던 국적 항공사들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한일 양국 간 갈등이 해소되더라도 악화된 여행심리가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일본노선 축소 및 중국노선 확대 등의 대응이 가능하지만, 중국 정부의 신규 노선 취항 중단 조치를 감안할 때 중국 신규 노선의 수익성 개선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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