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탓에 한화생명 61.8%, 삼성생명 4.4% 하락
교보생명만 15.8% 증가...채권평가이익 증가 영향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국내 3대 생명보험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생보사들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로 이전부터 2분기 실적 부진이 예고된 바 있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예상했던 대로 실적이 대폭 깎인 반면 교보생명은 시장환경 악화에도 견조한 실적을 보이며 선방했다.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61.8%나 감소한 934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8조21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6.82% 줄어 439억 원 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당기순이익이 4.4% 줄어들어 7566억 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 감소한 16조4871억 원, 영업이익은 51.3% 줄어든 9695억 원이었다. 

삼성생명 측은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7515억 원)을 제외하면 순이익이 622억 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일회성 수익인 삼성동 사옥 매각이익 924억 원과 부동산 펀드 청산이익 500억 원까지 제외하면 순이익은 802억 원 감소했다.

두 생보사의 상반기 실적 부진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는 영업 손해를 투자이익으로 충당하는데 금리가 떨어질수록 고객에게 약속한 이자수익을 제공하기 힘들어진다. 하반기에도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정준섭 연구원은 두 생보사에 대해 “금리에 유의미한 반등이 없으면 4분기 1000억 원 이상의 변액보험의 보증 준비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액보험은 투자손실이 발생해도 고객에게 사망보험금이나 연금재원의 원금만큼 돌려줘야 한다. 보험사들은 손실에 대비해 보증준비금을 쌓는다. 변액보험의 보증준비금은 시가평가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덜 쌓고, 하락하면 더 쌓는다. 

다만 교보생명은 채권평가이익 증가와 단기채권 매각이익 실현에 힙 입어 순이익이 증가했다.

교보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8% 증가한 481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2.5% 증가한 6469억 원, 매출액은 6.6% 증가한 8조 1840억 원이었다.

교보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금리 하락으로 채권 가격이 상승하자 채권 평가액이 늘어난 것이 기여했다.

지난 2017년 약 30조 원 규모의 만기보유채권을 전량 매도가능채권으로 재분류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매도가능채권은 시가로 평가되는 계정으로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평가손익을 반영한다. 보험사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는 새 자본규제 제도 IFRS17에 선제 대응한 것이다.

당시는 금리 상승기로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줄었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로 돌아서면서 채권평가이익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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