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새벽에도 중장비 굉음 유발해 제철소 소음 방불
금호어울림 등 인근 주민들 한여름에 창문도 못 연 채 '불면증'
19일 새벽 민주노총 확성기 소음까지, 참다 못한 주민들 항의

19일 오전 6시 20분께 포항 우현동 금호어울림 등 주민들이 중해마루힐센텀 신축현장 입구에서 공사와 집회 소음 피해에 대해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중해건설 관계자들에게 항의하자 포항북부서 경찰관들이 출동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 우현동 주민 제공>
▲ 19일 오전 6시 20분께 포항 우현동 금호어울림 등 주민들이 중해마루힐센텀 신축현장 입구에서 공사와 집회 소음 피해에 대해 민주노총 건설노조와 중해건설 관계자들에게 항의하자 포항북부서 경찰관들이 출동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제공= 우현동 주민 제공>

 

포항의 도심과 인접한 우현도시개발지구가 한 아파트 건설사의 무분별한 공사 강행에 따른 공사 소음과 분진 피해로 인해 인근 금호어울림아파트 등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포항시 북구 우현동의 이 일대 주민들이 느닷 없는 확성기 노래소리에 놀라 잠을 깬 시각은 19일 오전 6시 20분께. 

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 대구경북건설지회가 승합차 3대를 동원해 중해마루힐센텀 공사장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며 고음의 운동가요를 울린 것이 이날 마찰의 발단이 됐다. 

노조 측은 그동안 '중해건설이 포항 우현동 공사장에 외국인 근로자를 투입해 소속 조합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인부 채용을 요구해 시공사 측과 마찰을 빚어 왔다. 

화를 참다 못한 일부 주민들이 공사 현장에 몰려가 노조는 물론 시공사에 격렬히 항의하는 과정에서 한때 살벌한 상황에 이르렀으나 신고를 받은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파출소와 우창동사무소 직원들에 의해 일단락됐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튿날은 아침 7시부터 집회를 다시 열기로 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평소 금호어울림 등 인근 주민들은 휴일에도 이 무렵부터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중장비 기계음과 인부들의 망치질 등 소음으로 인해 올 여름 무더위를 무릅쓰고 창문을 닫은 채 생활하면서 아침잠을 설치는 등 고통이 반복돼 왔다.    

휴일인 지난 11일 아침에는 제철소의 굉음을 방불케하는 소음에 놀란 한 주민이 아파트에서 현장을 내려다본 결과, 굴삭기 한대가 대형 철제 H빔 더미를 헤집으며 떨어뜨리면서 서로 부딪치게 하고 있는 어이 없는 모습을 확인하기도 했다.  

주부 K씨(44)는 "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온 딸이 아침 이른 시작부터 공사장 소음으로 인해 무더운 여름에 창문도 못 연 채 아침잠을 깨는 일이 일상이 돼 왔다"면서 "아무리 외지 업체이지만 이렇게 주민들을 무시한 채 무지막지한 공사를 할 수 있는지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신축공사로 인한 주민피해가 심각하게 이른데는 포항시와 북구청의 무책임한 행정도 한몫해왔다.

특히 포항시는 지난 4~5월까지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공사장 민원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지시하며 관심을 가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장과 실무자들이 개입을 회피해 시공사와 주민대책위 간의 협상을 권고할 뿐 주민의 피해 호소에도 행정제재 등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 L씨(52)는 "포항시가 소송에 휘말린 중앙초교 개교를 위해 사업자에게 반대급부로 아파트 부지 개발을 허가해주는 과정에서 금호어울림 주민들은 희생양이 됐다"면서 "야산과 교회에 가려져 공사현장이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은 틈을 타 시공능력조차 의심스런 아파트사업자가 지방행정과 주민편의를 비웃는 악순환의 현장이 바로 포항 우현지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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