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수소 등 20대 품목 1년내 안정화
R&D에 7조8000억 원 투입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외의존형 산업구조 탈피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성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대외의존형 산업구조 탈피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성 장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등 수출규제에 대응코자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1~5년 내 국내서 공급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 브리핑을 열고 “100대 품목의 조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주기적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20대 품목은 1년 안에, 80대 품목은 5년 내 공급을 안정화하겠다”고 말했다.

100대 핵심 전략품목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 6개 분야에서 선정됐다.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조기 기술개발에 긴급자금을 투입해 해당 품목의 공급안정성을 최대한 단기간에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단기 20대 품목은 수급위험이 크고 시급히 공급안정이 필요한 품목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는 수입국 다변화와 생산 확대를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특히 지난달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불산, 레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소제를 비롯한 주력산업 및 신산업 관련 핵심소재에 대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신속한 대체 수입국 확보를 지원한다.

조기 기술 확보가 필요한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소재, 이차전지 핵심소재 등에 추경자금을 투입해 집중 지원하고, 기존 6개월이던 평가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한다. 또 반도체, 디스플레이 주요 양산라인에 자체조달이 가능한 소재·부품·장비의 대체 가능성을 평가한다.

중장기 80대 품목에는 대규모 연구개발(R&D)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빠른 기술축적을 위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R&D 방식을 도입한다. 핵심 품목에 대한 대규모 R&D 투자는 7년간 약 7조80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인수합병(M&A), 해외기술도입 등 개방적 기술확보 방식을 확대하고, 산업현장의 조속한 생산을 위해 인허가, 노동시간 등에 따른 애로를 신속히 해소할 방침이다.

국내 공급망 핵심품목 중 기술확보가 어려운 분야는 M&A 인수자금과 세제를 지원한다. 정책금융기관(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을 중심으로 ‘해외 M&A 인수금융 지원협의체’를 구성해 자문·컨설팅과 사후통합관리(PMI)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우선 수요-공급기업 및 수요기업 간 강력한 협력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자금·입지·세제·규제특례’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신설 예정인 경쟁력위원회에서 기업 간 협력모델 계획서를 검토하고 승인한 후 정책 패키지를 지원한다. 협력 모델은 유형별로 협동 연구개발형, 공급망 연계형, 공동 투자형, 공동 재고확보형 등으로 나뉜다.

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4대 소재연구소를 소재·부품·장비 품목의 실증과 양산을 위한 테스트베드(Test-bed)로 구축한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지원을 위해 나노종합기술원에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민간투자를 강력하게 지원하기 위해 미래차, 반도체 등 13개 소재·부품·장비 양산설비 투자에 입지·환경 규제완화 등 애로 해소를 지원한다. 투자 촉진을 위해 핵심품목 지방이전, 신·증설 투자 시 현금보조금을 토지매입가액의 50%, 설비투자금액의 34%까지 최우대 지원한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펀드도 조성한다. 연기금, 모태펀드, 민간 사모펀드(PEF)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들도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밴처캐피탈(VC)이 소재·부품·장비 글로벌 중소기업에 출자하는 경우 세제혜택도 지원한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확대하고 지역 거점대학에 혁신 Lab을 설치해 인력양성에 나선다. 또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전문기업, 강소기업, 스타트업을 각각 100개씩 육성한다.

산업부 주관 범정부 소재부품수급대응지원센터를 구성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설립하며 소재·부품특별법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선 기업의 피해와 경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수입처를 확보하는 등 단기적인 소재·부품 공급을 안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근본적으로 한국 산업의 대외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소재부품장비 등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조치는 정당성을 찾기 힘든 부당한 경제적 보복 조치”라며 “일본 정부는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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