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자이’이어 ‘과천 푸르지오 써밋’도 1순위 미달
전세로 ‘1년’ 채우려는 외지인 몰린 듯...‘위장전입’도 배제 못해

지난달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 <사진=대우건설 제공>
▲ 지난달 ‘과천 푸르지오 써밋’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 <사진=대우건설 제공>

[폴리뉴스 노제욱 기자] 경기도 과천 전세가격 상승률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지식정보타운 내 아파트의 ‘로또 분양’을 노린 이주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7월 29일 기준)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전세 가격은 0.49%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오름폭이 컸다. 이는 사실상 시세보다 크게 낮은 분양가가 예상되는 지식정보타운의 물량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전세 계약을 통해 과천에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식정보타운 물량은 공공택지개발지구에 속해 과천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전체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한다. 나머지는 과천 1년 미만 거주자 및 경기 1년 이상 거주자(20%), 수도권 거주자(50%) 등에게 돌아간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기준 과천 지역 청약통장 소유자는 1순위 2만2604명, 2순위 1만6085명 등 총 3만8689명이다. 서울이 1순위만 280만여 명인 것과 비교하면 약 100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과천 지역 청약통장 소유자가 적다 보니 올해 분양한 단지들에서 ‘당해 지역 1순위 청약 미달’이라는 결과가 잇따라 연출됐다.

‘과천 자이’는 당해 지역 1순위 청약 결과 총 676가구 모집에 518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전체 17개 주택형 중 8개가 미달됐다. 공급이 가장 많은 전용면적 59㎡ A형은 244명 모집에 100명만 지원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총 305가구가 미달됐다. 전용면적 59㎡ B형 120가구 모집에 27명이 신청하면서 93가구가 미달됐고 전용 59㎡ C 형도 50가구 모집에 9명이 신청해 41가구가 기타 지역 1순위로 넘어가게 됐다.

당시 과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과천은 인구수가 적은 도시이기 때문에 애초에 지역 우선 마감이 어려운 곳”이라며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천이 ‘지역 1순위 조건만 채우면 당첨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퍼져 외지인들이 일단 전세로 과천에 1년 이상 거주해 ‘우선 배정’을 통해 청약 당첨을 노리게 되는 것이다.

지식정보타운은 과천의 공공택지에 조성되고 입지 여건이 우수한 데다 분양가 상한제까지 적용되면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민간분양 아파트인 ‘푸르지오 벨라르테’ 최근 3.3㎡당 2205만 원으로 분양가가 결정됐다. 이는 인근 시세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추후 과천 지역 실거주를 위해 일단 전세로 거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거주 기간을 채우는 수단으로 전셋집에 살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요로 최근 전세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애꿎은 피해를 입는 원주민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시 홈페이지 내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을 보면 이미 지난 3월 관련 피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의 내용은 “오랫동안 과천에 거주 중인 사람인데, 최근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더 이상 전세금 마련이 어려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며 “외부 투기세력에 의해 본의 아니게 그동안 정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상황을 해결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거주 기간을 강화토록 경기도에 건의한 바 있다”고 답변했다.

지역 우선 혜택을 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시도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단속하기 위해 과천시는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 말까지 시청 열린민원과와 각 동 주민센터에 ‘주민등록 위장전입자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과천시 관계자는 “신고센터 운영 외에도 전입 대상자마다 사실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거주 사실을 확인하는 등 위장전입자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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