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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친문실세’ 양정철 광폭행보, ‘총선 계산’에 입지 좁아지나

민주연구원,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 작성 후폭풍
한국·바른미래·평화·정의, ‘양정철, 책임지고 사퇴’ 한 목소리
이해찬, 양정철에 경고성 당부...與 내부서도 우려 
어부지리 노린 새누리당 총선 참패 기억, 반사이익 안주의 결과


지난 5월 취임 후 ‘총선 병참기지’를 자신하며 종횡무진 해오던 ‘文의 남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광폭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일본수출규제 대응과 총선전략을 연계한 보고서에 대한 야당의 집중포화와 함께 여권 내부에서조차 우려가 따르면서다. 또 그간 서훈 국정원장, 지자체장과의 만남으로 ‘관권 선거’비판을 받아온 만큼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연구원장으로 정계에 복귀한 양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만큼 그간 행보에 큰 주목을 받아왔다.

자타공인 ‘친문 핵심’인 양 원장이 총선 전략을 수립할 민주당의 싱크탱크 수장을 맡음에 따라 이목이 집중됐으며, 양 원장 또한 그에 걸 맞는 광폭행보를 보여왔다. 양 원장은 그간 서훈 국정원장과의 비공개 회동부터 시작해 지자체장, 경제인, 해외 싱크탱크 등을 직접 만나왔다.

하지만 민주연구원이 민주당의 ‘정책 연구원’인 만큼 양 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우려도 함께 따라왔으며 야당의 견제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중 민주연구원의 일본수출규제 대응과 총선전략을 연계한 보고서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비공개 여론조사 무단인용 의혹까지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일본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이 내년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는 내용을 넘어, 비공개 여론조사를 무단으로 인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연구원은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보고서를 당내 의원들에게 발송하는 과정에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7월 정기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KSOI가 일부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지만 민주연구원이 보고서에 담은 내용 중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여야의 대응방식 차이의 총선 투표 영향 전망’, ‘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 공감도’ 등은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였다.

KSOI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혹스럽다. 우리는 민주연구원과 협력을 하고 있지도 않고, 자료를 준 적도 없다”고 밝혔다.

▲野, ‘집권욕’ 집중포화...與, 확대해석 경계
민주연구원이 한일 갈등을 총선에 연계한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모든 야당은 일제히 집권여당의 ‘집권욕’에 대한 거센 비판을 내놓으며 양 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정권은 총선 표 계산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우리 당에 악착같이 친일 프레임을 씌우고 반일 감정을 선동해온 정권의 의도가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또 “결국 나라의 미래야 어떻게 되든 총선만 이기면 된다는 매국적 정국 전략”이라며 “국가의 주도 세력이 위기 극복에 힘쓰기보다 이를 정적을 죽이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집권욕에 눈 먼 민주당’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국익보다 ‘표’가 먼저인 민주당. 반일감정을 만들어 총선의 ‘재료’로 활용하는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며 “그리고 양정철 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는 상무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은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베가 자신의 집권을 위해 한일관계를 이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민주연구원의 보고서가 부적절했다는 점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당대표 사과와 양 원장의 해임 요구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민주당은 이번 보고서에 대한 확대해석도 경계하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민주연구원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낼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너무 확대해석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 보고서를 갖고 우리가 전략적·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주장해서 친일 프레임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일부 야당이나 언론이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전 의원도 전날 저녁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당에서도 한일 무역갈등 때문에 내년 총선이 어쩔 수 있겠다는 분석은 다 했을 수 있다”며 “이것이 외부로 유출된 것이 부적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 내에선 보고서 작성과 배포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징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양 원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후 “여론조사에 있어서는 주의를 기해야 한다”고 경고성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친문’ 양정철의 2년 전 메시지, 입지 좁아지나
“참 멀리 왔다.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 그 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한다. 정권 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 좋은 사람을 찾아 헤맸지 자리를 탐하지 않았다.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그저 조용히 지낼 것. 문 대통령님을 잘 부탁한다" 

양 원장이 2년여 전인 지난 2017년 5월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이번 보고서 논란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요구를 받고 있는 양 원장에 2년 전 메시지가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민주연구원의 보고서가 지난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180석 자신’의 모습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면서 양 원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당시 진보 야권의 분열을 기대하며 180석을 자신했지만 박근혜 정권 심판론이 우세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에 제 1당 자리를 내주었다. 결국 어부지리에 안주한 자신감이 실패를 가져온 것이다.

이번 사태 역시 한일 갈등 대응으로 인한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 상승을 총선 측면에서 살핀 만큼 ‘안주하며 반사이익만 노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꾸밈없는 정확한 보도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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