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힘든데 日 수출규제 더해, 국민들 심리적으로 위기감 느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 불교지도자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한국 불교지도자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정치적 생각이 다르고, 지지하는 정당도 다르고, 생각의 차이가 있고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국가적 어려움이라든지 국가 운명을 결정하는 일에 대해 함께 마음이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가진 한국불교 지도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일본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제일 큰 어려움은 역시 국민 통합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더라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나로 마음이 모이기가 참 쉽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게 참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참 잘 되지가 않는다. 불교의 화쟁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로 화합하는 그런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며 “우리가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 또 우리 국가가 발전해 나가야 될 그 방향들, 이런 것에 대해서 큰스님들께서 좋은 말씀들 많이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상황과 관련 “요즘 우리 국민들 아주 힘들다. 우선 경제가 힘들고, 그다음에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거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서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께서 심리적으로 아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대해 얘기했다.

아울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 이 부분은 우리 불교계에서도 북한과의 교류 사업을 많이 해 주면서 정부를 지원해 주고 있고 지금까지 남북관계나 또 북미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아직도 갈 길은 먼 그런 상황”이라고 한반도 평화의 더딘 진전에 대해서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불교와의 인연과 지난해 여름휴가 당시 안동 봉정사를 찾은 것을 언급한 뒤 “제가 생각할 때 우리 한국인들의 DNA 속에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불교적인 어떤 인생관, 불교적인 세계관, 이런 것이 아주 짙게 배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에서 늘 인제 교훈을 많이 받는다. 특히 ‘탐진치(貪瞋癡)’ 3독으로부터 벗어나라는 그런 불교의 가르침은 지금까지 저를 이 자리에 올 때까지 저에게 계속해서 각성을 준 아주 매우 큰 가르침이었다”고 강조했다.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이 불분명한 이유를 내세워 수출 규제를 한 데 대해서 우리 모든 국민들은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큰 지도력을 따라 함께 단결해 이번 난국을 잘 극복하도록 노력하겠다. 대통령께서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시고 이끌어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계에서) 홍파스님을 단장으로 해 일본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일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또 전국 만여 개 사찰에서 종파를 초월해서 8월1일부터 100일 동안 나라와 그리고 대통령님을 위한 기도를 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그는 “산이 높아서 귀한 게 아니고 산에 나무가 있기 때문에 귀한 것이다. 사람이 부유해서 귀한 게 아니고 덕을 갖추는 것을 귀하게 한다”는 말과 “큰 새가 날 때 바람을 가르고 큰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올라갈 때 그 기개를 가지고 이렇게 지도력을 발휘해야 된다”는 장자의 말을 인용한 뒤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큰 용기와 지혜를 가지시도록 불보살님께 기원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불가에서는 그러한 표현을 ‘금시벽해(金翅劈海)하고 향상도하(香象渡河)다’라는 말을 쓴다. 금시조가 용을 쫓기 위해서 바다를 가르고, 큰 코끼리가 강을 건너듯이 그런 위용과 용기를 가지시고 일을 하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원행스님), 천태종 총무원장(문덕스님), 진각종 통리원장(회성정사), 관음종 총무원장(홍파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범해스님), 총지종 통리원장(인선정사), 대각종 총무원장(만청스님), 조계종 총무부장(금곡스님),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원경스님), 조계종 조계사 주지(지현스님), 조계종 봉은사 주지(원명스님),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회장(육문스님), 태고종 총무원장(호명스님)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함께 했으며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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