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한일 수평적 구조’-‘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흐름 못 읽고 오판”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사진=EBS 방송화면 캡처]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사진=EBS 방송화면 캡처]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8일 수출제한조치로 시작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우리 국내만 단결하면 (한일 경제전쟁) 이것도 우리가 완승하는 게임”이라고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최 교수는 이날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경제를 희생물로 삼고, 한반도 분단을 활용을 해 자신의 국가이익을 추구하는 게 일본 극우세력들의 기본적인 목표”라고 진단한 뒤 그러나 2019년 현재의 국제정치 질서와 한일의 산업경쟁력 등을 감안했을 때 1965년 한일 수교 당시 일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조건들이 상당부분 변화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한일 경제관계에 대해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140년 동안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게 했던 상황들과 일본의 행위들을 시대별로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해방 이후 한일 경제관계 형성과정에 대해 “결정적인 계기가 한국전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 국민당을 동아시아의 교두보로 삼으려다가 모택동 군에 패배하면서, 일본을 대신 (교두보로 삼았다.) 그리고 한국전쟁을 통해 일본 제조업과 경제가 2차대전 이전 최고 수준을 초과할 정도로 완전 회복한다”며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변화와 한국전쟁으로 일본이 수혜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일 경제종속관계 형성에 대해 “한·일 간에 소위 종속적인 분업 구조가 형성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베트남전쟁이다. 1965년에 한·일 수교가 있었고 그해부터 박정희가 월남파병을 시작한다”며 “월남파병을 하면서 미국 수출이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수출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일본으로부터 부품과 중간재들을 수입한다. 일본은 월남에 파병도 안 했을 뿐만 아니라 희생도 안 치르고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것에 알짜배기인 부품과 중간재를 일본이 다 챙긴 것”이라며 “그게 한·일 수교와 같은 시점에 그러니까 이루어진다”고 얘기했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가 일본에서 중간재 부품이나 소재를 수입해 이를 가공해서 미국에 수출하는 이런 종속적 분업 구조는 월남파병, (보다 근본적으로) 한반도 분단 냉전구조,  동북아 냉전 구도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당시 한일종속 경제구조를 떠받힌 기반이 한반도 냉전구조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 기업과 심지어 국가 권력까지 상당히 매판적으로 변한다”며 “일본 기업인들에 대한 환대 문화가 생기고 공해 폐기물, 폐유 같은 걸 수입해 난방유로 사용해서 돈을 버는 등의 소위 매판적 자본들이 육성되고 국가 권력도 마찬가지로 이에 협력했다”고 1965년 이후 일본 종속적인 경제로 변한 한국 상황을 간략히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러한 종속구조가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하게 된 계기를 김대중 정부 출범에서 찾고 “부품 소재에 대한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시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소재 부품 육성하는 특별법도 제정한다”며 “지금까지 쭉 진행된 결과를 보게 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2000년도에 우리나라의 일본 부품·소재 산업의존도가 18.9%였으나 2017년, 18년까지 한 10%로 줄어들었다”며 “부품·소재 육성으로 일본으로부터 많은 부가가치를 뺏기는 것을 막고 일본의 경제보복 이런 걸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과거와 달라진 2019년 현재 한일의 경제관계에 대해 ‘종속적 구조가 아닌 수평적 구조’라는 점을 지적한 뒤 “과거에는 한국을 희생해서 자기들이 (일방적으로) 국가 이익을 챙겨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일본이 상당히 타격을 보는 (한일이 수평적 경제) 관계”라고 말했다.

그리고 동북아 질서와 관련해 “한반도 분단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지금 트럼프식 셈법으로 인해서 흔들리고 있다”며 한일 종속의 경제구조를 떠받히던 한반도 냉전구조가 해체되고 있는 흐름을 지적하면서 “일본은 이 새로운 흐름에 역행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의 역사 속에서 일본 아베 총리가 배워야 할 것이 과거에 성공했던 요인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성공한 요인들을 지금 못 갖추고 있는 상황 속에서 실수를 지금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일본의 조치가 ‘잘못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최근에 우리 반도체 같은 경우를 보면 처음에 일본이 3개 소재 품목 수출을 규제했을 때 죽는다고 난리를 폈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한 번 상황을 봐보라. 우리가 얼마나 거기에 빨리 대응을 하고 있는가”라고 애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