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서 발견과 함께 ‘타살 혐의점 없다’ 결론
MB정부 탄생 1등 공신, 정권 초 주류와의 갈등으로 밀려나
조국 "한국의 자칭 '보수', 정두언 의원 정도만 돼도 정치발전"
장제원 "권력에 굴하지 않고 용감하고 소신있던 정치인"

17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17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6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치권은 '합리적 보수 평론가'라며 정 전 의원의 비보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25분께 자택인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오후 2시 30분께 북한산 자락길에서 자신의 운전기사가 운전한 차에서 내려 산 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3시42분께 정 전 의원의 부인이 그가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수색에 나선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 전 의원을 발견했고 당시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정 전 의원이 유서를 남긴 만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했으며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으로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정 전 의원은 서울시 부시장을 지내다 2004년 17대 총선을 시작해 19대 총선까지 서울 서대문구을에서 내리 당선됐지만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낙선 후 그는 라디오 뿐 아니라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과 패널로 활발히 활동, 마포에 음식점을 개업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서울시장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친이계 핵심 인사로 이명박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으로 불렸다.

하지만 정권 초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정권 주류와 갈등을 빚으면서 정권 핵심에서 밀려났다.

한편 정치권은 고인을 ‘합리적 보수정치인’으로 명복을 빌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핵심이자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 사유화를 비판했던 파란만장한 정치인이었다”고 밝혔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의 정치행보와 방송발언 등을 보면서, 저런 분과는 같이 손잡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한국의 자칭 ‘보수’가 이 분 정도만 되어도 정치발전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투쟁의 한 복판에서 정상과 나락을 경험하면서,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신 것 같다. 비극이다”고 썼다. 

고인과 방송활동을 함께한 바 있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하얀 국화 사진과 함께 “비보를 접하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며 “현실을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친형 같은 정두언 전 의원이 유명을 달리했다”라며 애도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SNS를 통해 “TV를 켜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선배님을 더이상 뵙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라며 “선배님은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용감하고 소신 있는 정치인이었다”라고 전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SNS에서 “절친도 아니고 이념도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사이였다. 그는 진짜 합리적인 보수정치인이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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