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중국 사드사태와 정반대
김해국제공항 일본 노선 탑승률 감소세 보여
배분받은 운수권 바탕으로 中 노선 확대 나서

6개 국적 저비용항공사<사진=각 사 제공>
▲ 6개 국적 저비용항공사<사진=각 사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일본 노선에 주력하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LCC들은 중국으로 노선을 돌리고 있다.

16일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CC들의 국제선 운항 부문에서 일본 노선 비중은 48.5%에 달한다. 지난 2017년 중국이 사드배치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일본으로 노선을 돌린 결과다.

그러나 일본에 집중된 노선 구조는 이미 지난해 문제점을 드러냈다. 지난해 7~9월 일본에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이어지면서 LCC들의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제주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6.5%, 진에어는 18.4%, 티웨이항공은 54.8%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CC업계는 사드사태로 중단됐던 중국 노선 운항을 재개하고 신규 취항에도 나섰지만 일본 노선 의존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았다. 올해 역시 지방공항 거점화에 나서면서 일본 노선을 우선적으로 늘려나갔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한국에 반도체 소재 품목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를 결정하면서, 국내에선 일본 여행 자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철 일본행 여행객의 예약 취소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부 시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관공서나 학교 주관 단체여행은 환불 수수료를 물더라도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해국제공항과 일본 9개 지역을 잇는 노선의 승객 탑승률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첫 주 일본 노선 탑승객은 5415명 늘었지만, 둘째 주부터는 운항 횟수 증가에도 탑승객은 1119명 줄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LCC들은 추가로 배분받은 중국 운수권을 바탕으로 중국 노선을 신·증설 하는 반면, 일본 노선은 일부 축소하거나 운항을 취소하고 있다. 2017년 중국의 사드보복 사태로 일본으로 노선을 돌렸던 때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에어부산은 이달 중순부터 10월까지 부산~옌지, 부산~장자제 노선을 대폭 증편한다. 부산~옌지 노선은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목·금·일요일에 항공편을 더해 주6회, 부산~장자제 노선은 20일부터 10월 8일까지 화·토요일을 추가해 주4회 운항한다.

또 지난 5월 운수권을 확보한 인천~선전, 인천~청두, 인천~닝보 노선도 올해 안에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현재 인천국제공항 지점 개설 작업과 수도권 지역 영업직 직원 채용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2일 인천~상하이 노선에 주7회 신규 취항했다. 기존 대형항공사(FSC)보다 20~40%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요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인천~정저우, 9월에는 청주~장가계·하이커우 노선에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제주~지난, 제주~시안, 제주~베이징 노선 등 신규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며,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도 배분받은 중국 노선 취항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노선 탑승률이 낮았던 대구~일본 노선의 경우 운항 감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은 노선 포화 등을 이유로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을 2편에서 1편으로 감축 운항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요 감소로 인한 일본 노선 축소에 대해선 상황을 더 주시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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