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의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 워싱턴DC를 찾은 가운데 “한일 관계 문제는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하되), 당은 기조가 좀 달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지난 9~12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 정책 협약을 맺은 데 이어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 행보의 일환으로 미국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 원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국내 정치권에서 미국 정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점에 이뤄졌다.

특히 청와대 측에서도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지난 10일 미국과의 논의를 위해 워싱턴DC를 찾았던 만큼 공항에서 두 사람의 출입국이 교차하기도 했다.

14일 양 원장은 존 햄리 CSIS 회장과 만찬을 하고 민주연구원과의 교류 협력 및 정책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에도 CSIS 인사 등과 함께 조찬 미팅을 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양 원장은 이날 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한일관계 등으로 민감한 시기에 메시지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연구원장이 무슨 정치적 메시지 가지고 오면 바람직한 건 아니지 않느냐”며 “지금 한미관계는 특별히 불편하거나 꼬여있거나 현안은 없고 주로 한일관계 문제인데, 그런 문제는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하되), 그런데 당은 기조가 좀 달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당은 훨씬 더 청와대나 정부의 조심스러움보다는 국민들의 여론에 맞게 조금 더 다른 기조를 택할 수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미, 한일, 북미 관계와 관련해 미국 측에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냐는 질문엔 “제가 공직을 맡고 있는 게 아니고 당의 싱크탱크 책임자로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들에 대해 어떠한 메시지를 갖고 온 입장도 아니며, 그런 것을 전달할 위치도 아니다. 그런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싱크탱크 수장으로서 한미관계, 남북관계에 도움이 될 만한 얘기들을 전달할 수는 있어도 공적으로나 정치적인 메시지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중국, 미국 등의 방문 일정이 있었던 만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는 “아직 일정이 안 나왔고 나오더라도 지금은 피차가 좀 부담스럽다"며 "일본 쪽은 공공사이드에 있는 싱크탱크들이라 저도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해외 싱크탱크들과 정책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는 것엔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 훨씬 더 무겁고 멀리 보는 정책 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정책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