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관급 장교, 부대원들에게 허위 자수 제의...직무배제 조치
김중로 “군 자정능력 한계 넘어서...국방부·靑 국가안보실 국정조사해야”
이낙연 “허위자백 강요, 엉터리 짓...엄중조치 하겠다”

최근 거동수상자가 발견된 해군 2함대 사령부 <사진=연합뉴스>
▲ 최근 거동수상자가 발견된 해군 2함대 사령부 <사진=연합뉴스>

최근 해군 2함대사령부 안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거동수상자가 발견된 것과 관련, 수사과정에서 관할 부대 장교가 무고한 병사에게 허위 자백을 제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해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0시 2분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 창고 근처에서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거동수상자가 근무 중인 경계병에 의해 발견했다. 

합동생활관 뒤편 이면도로를 따라 병기탄약고 초소 쪽으로 달려서 이동한 거동수상자는 세 차례에 걸친 초병의 암구호에 응하지 않고 도로를 따라 도주했다. 해군은 즉시 부대방호태세 1급을 발령하고 기동타격대, 5분 대기조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조사과정에서 A병장이 당시 거동수상자는 본인이었다고 진술했지만, 헌병수사 과정에서 ‘허위 자백’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으로 많은 인원이 고생할 것을 염려한 직속 상급자(영관급 장교)가 부대원들에게 허위 자수를 제의했다는 것이 해군 측 설명이다. 

해당 간부는 지휘통제실에 근무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날 오후 2시부로 직무배제 조치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중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부대 골프장 입구 아파트 울타리에서 ‘오리발’이 발견됐지만 (군이) 골프장 근무자 것으로 판단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종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해, 서해에서 연이어 발생한 경계실패, 그리고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 등으로 볼 때 군의 자정능력이 한계를 넘어선 것 같다”며 국방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에 대한 종합적인 국정조사도 요구했다

해군 측은 이 ‘오리발’에 대해 “2함대 체력단련장에서 발견된 것으로 레저용 개인장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오늘 아침에 보고를 받았다”며 “영관 장교가 부하 직원이 고생할까 봐 가짜 자수를 시키는 엉터리 같은 짓을 하다가 발각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관 장교는) 아주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문제는 엄중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누군가 조깅을 했는지 그런 상태로 지나갔다고 한다. 수하 불응했다고 한다”며 “"(경계병이) 근무 영역을 지키다 보니 도주자를 못 잡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동수상자가) 무장 상태는 아니었다고 한다”며 “현재 조사 중이라 제가 아는 것을 함부로 말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