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 규제·재고 해소 위해 감산 고려
하락세인 반도체 가격 조정 효과 기대
소재 국산화 목소리에 관련 국내 업체 각광

<사진=픽사베이 제공>
▲ <사진=픽사베이 제공>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국내 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식시장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감산으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고 수입 다변화로 소재 관련 국내 산업이 부흥할 것이라는 가능성 때문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1.43% 오른 4만 6200원, SK하이닉스는 3.57% 상승한 7만 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삼성전자는 1%, SK하이닉스는 4.44%나 상승한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일부 매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달부터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는 반도체 경기 둔화로 재고가 급증한 것에 더해 일본 정부가 반도체 생산소재 수출까지 규제하자 낸드플래시 감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플래시는 현재 가격 하락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핵심소재 수입 차질이 반도체 수급을 조절해 가격 조정 효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국내 반도체 소재 관련 기업의 전망도 주목된다. 추후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해제되더라도 소재 부문을 국산화해 수급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도 관련 산업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여당은 11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3000억 원 수준의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 과정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 및 추가 규제 예상 품목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상용화, 양산단계 지원 등을 추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밝힌 1200억 원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3개의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한 바 있다. 

이에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때 사용하는 에칭가스를 국산품으로 대체하는 인증 평가 절차에 돌입했고 아이피아이테크 등 국산 폴리이미드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10나노 이하의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사용되는 국산 포토리지스트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 부품의 국산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IB업계에서도 국내 소재 관련 업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이규하 연구원은 OLED 및 반도체 공정소재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이녹스첨단소재에 대해 “국산화 수혜가 가능하고 높은 실적 가시성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부가가치 및 기술장벽이 높은 중소형 OLED 공정소재의 경우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인데 향후 소재 국산화 노력으로 당사 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1일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소재 업체로 각광받는 이녹스첨단소재(1.56%), 후성(8.84%), 이엔에프테크놀로지(11.57%) 등은 이와 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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