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사전에 교감했던 내용‧반응과 달라 난감”
손학규 “민주, 심상정에 정개특위위원장 양보해야”, 정동영 “정의당 뒤통수 맞아” 가세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가 1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가 1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은 1일 여야 3당 교섭단체의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교체 합의에 강력 반발하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배신” “앞으로 돕는 일은 없다”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지난주 여야 3당 교섭단체는 국회 정상화 협상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맡고 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민주당 또는 자유한국당 몫으로 돌리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의당은 선거법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공조했던 민주당이 어떤 사전 협의 없이 한국당과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강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불신임 직전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살리고, 정의당의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버린 선택”이라며 “이러한 중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패스트트랙 관련 여야4당 합의 당사자인 정의당 등을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들, 특히 핵심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은 정의당에 사전 협의는커녕 사후에도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며 “이러면서 어떻게 개혁공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불법적인 방식으로 합법적인 패스트트랙을 막으려 했던 개혁의 대상인 한국당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기는커녕 또 하나의 밀실에서 면죄부를 주면서까지 정개특위 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한 것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며 “향후 이런 식의 기본원칙도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없이 오직 한국당의 떼쓰기에 끌려 다닌다면 개혁전선은 와해될 수도 있음을 민주당은 똑똑히 알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호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당사자인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에게 사전 교감과 협의도 없는 일방적인 해고통보다”며 “천신만고 끝에 개혁입법 패스스트랙 열차가 여야4당 공조로 이뤄진 사실을 생각한다면 배신이라 해도 무방하다”고 강한 비판을 가했다.

정 대변인은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심상정 의원 정개특위 위원장 교체와 관련해 ‘사전에 교감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사실무근의 발언을 버젓이 했다는 것에 또다시 유감이다”며 “도대체 누구와 사전교감을 했는지 이인영 원내대표는 밝혀야 한다”고 따져 물었다.

정 대변인은 “사실과 다른 이인영 원내대표는 무책임한 발언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밀실합의를 모면코자 하는 물타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패스트트랙 열차에 태워진 선거제도 개혁 법안이 안전하게 종착역에 도착시킬 수 있도록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부터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야4당 개혁공조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당과 거대양당 기득권 담합으로 개혁공조를 와해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며 “이인영 원내대표의 빠른 답변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정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에 대해 사과하는 대신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을 자르고 한국당과 담합한 것 아닌가”라며 “앞으로 민주당을 돕는 일은 절대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정의당의 반발에 그동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사활을 걸었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까지 가세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들의 모임인 초월회 회동에서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그것을 (전임인) 심상정 위원장에게 다시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주시길 이해찬 대표에게 정중히 요청한다”고 압박했다.

정동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정의당은 이 정부를 200% 도왔는데 뒤통수를 맞았다. 남의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해서 어떻게 개혁 정권을 끌어가겠나”라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에게 야 3당이라도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정의당의 반발에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정의당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사전 교감이 있었다”고 반박을 가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전에 (정의당과) 교감했던 내용과 반응, 이런 것이 달라서 저로서도 난감하다”고 밝혔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저희들이 공개적이진 않았지만 제가 알기에는 우리 원내수석부대표나 또는 김종민 정개특위 간사가 여러 차례 협상 진전 상황에 대해서 정개특위 위원장의 교체 여부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충분하게 설명을 심상정 의원과 정의당 측에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다만 정의당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인영 원내대표 입장에서 상당히 선택의 폭이 제한됐었고 그러다 보니까 전체적인 국회 정상화를 염두에 둔 한국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했던 측면도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이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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