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평화 프로세스’ 분위기 띄우기 “평화 체제 향한 불가역적 국면의 발단”
‘역사적 사건’ 인정한 보수 野, 문재인 대통령 역할엔 “아무 역할 못해” 견제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갈등과 긴장을 상징하던 판문점에서 성사된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 ‘판문점 회동’에 대해 국내 정치권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냈다. 다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우리 정부의 역할과 향후 전망에 대해 분명한 온도차를 드러내며 견제를 이어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분위기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회의가 열린 당 대표 회의실에 ‘6·30 역사적 남북미 판문점 회동’, ‘평화, 담대한 전진’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어놓기도 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향한 또 하나의 이정표가 쓰였다”며 “대통령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았다. 앞으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이 성과를 발전시켜 새로운 한반도 평화 번영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은 우리 모두가 대결과 냉전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다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면서 “이제 북미 실무협상을 거쳐 대화와 협상이 본격화되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향한 불가역적인 국면의 발단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에서도 ‘판문점 회동’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위 긴급현안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초로 DMZ에서 미국과 북한 정상이 만나고 대화를 나눈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이 북핵 폐기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판문점은 한국전쟁에서 남북미의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며 휴전협정을 통해 남북 분단이 고착화된 장소다. 세 정상의 역사적 만남을 통해 분단의 장소에서 화합의 장소가 됐고, 비극의 장소에서 희망의 장소가 됐다”라고 평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66년 만에 전쟁의 당사자였던 미국 군 통수권자인 미국 국가 원수와 북한의 통수권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D.M.Z, M.D.L 군사분계선을 의미 없는 선으로 만들어 버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조만간 재개될 실무협상에서 ‘하노이 노딜’을 만회할 만한 좋은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4차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정부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전선언 66년만에 남북미 3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전대미문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 청와대)
▲  정전선언 66년만에 남북미 3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전대미문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역할론’, 與野 온도차 분명 ‘중재 역할’vs‘셀프 패싱’
남북미 정상이 정전 체결 후 66년 만에 만남을 성사한 ‘판문점 회동’자체에 대해선 정치권 모두가 환영하며 이를 부정하진 못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론을 놓고선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을 포함한 범진보 진영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보수 야권의 온도차사 분명하게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역할론에 온도차가 드러난 것은 이번 판문점 회동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면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번 판문점 회동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 김정은 위원장의 화답이 어우러져서 사상 최초 남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대표는 “판문점 회동은 문재인 정부의 중재와 북미 정상의 결단이 만든 새로운 역사의 출발”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박주현 평화당 대변인은 한국당에 개헌 논의를 제안하면서 “이번 판문점 남북미 회담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외교, 통일, 안보, 국방의 역할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중요하고 나라 운명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나라”라고 밝혔다.

반면 보수야당에선 ‘중재자’로 나서며 조연의 역할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에 ‘셀프 패싱’,‘존재감 없었다’라는 혹평을 내놓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엇보다도 ‘통미봉남’의 고착화가 우려된다”며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우리 국민과 국토를 직접적으로 사정권에 두는 무기임에도 미국 본토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심각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미봉남은 미국과의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는 봉쇄하는 북한의 외교전략을 뜻한다.

나 원내대표는 또 “미북 정상회담에만 기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현 정부의) 자세가 국익의 ‘셀프 패싱’을 자초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대한민국은 북핵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혹평했다. 손 대표는 “역사적인 3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됐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에 커다란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면서도 “이번 회담에서 대한민국 대표는 역할도, 존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 남북 경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 했고 회담 장소에는 성조기와 인공기만 걸려 있었다”며 “남북미 정상이 함께 한 시간은 3분에 불과했고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이 진행된 53분 간 다른 방에서 기다려야 했다. 문 대통령이 조연을 자처하기는 했지만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한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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