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토로 평화기념관 건립, 우토로가 평화·인권 배우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 되길”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재일교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재일교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재일동포들을 만나 “정부는 여러분이 해오신 것처럼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일 우호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오사카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와의 만찬 간담회에서 “재일동포 1세대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면면히 조국의 문화를 지켜왔기에 일본에서 한류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1,500년간 문화와 역사를 교류해 온 가까운 이웃이자 오래된 친구”라며 “양국 국민 간의 교류와 만남, 이해와 협력은 한일 양국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작년 한 해 사상 처음으로 천만 명이 넘는 양국의 국민들이 오고 갔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도쿄 하계 올림픽과 관련 “가까운 이웃인 일본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성의껏 협력할 것”이라며 “내년 도쿄 올림픽에는 남북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하고 4개의 종목에서 단일팀이 출전할 예정이다. 남북 선수단의 하나된 모습은 전 세계인의 가슴을 다시 한번 평화의 감동으로 채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재일동포 사회의 단합은 한반도 평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의 평화로 이어지고, 갈등의 시대를 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재일교포의 한반도 평화에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아픔과 상처가 한순간에 가시지는 않겠지만, 아픔을 조금씩 희망으로 바꾸어 가겠다”며 “여러분에게 진정으로 보답하는 길은 대한민국을 자랑스런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 이 모습이 바로 내 조국 대한민국이야’라고 여러분이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나라, 삶 속에서 힘이 되는 조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재일교포와 만난 문 대통령은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거리인데, 찾아뵙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마음이 든다. 때로는 차별을 견디며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온 지난 세월 힘들고 서러운 일도 많지 않았을까, 짐작만으로도 아픔이 느껴진다”고 재일교포들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얘기했다.

그러면서 “재일동포들은 조국으로부터 혜택 받은 것이 없었어도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면 가장 먼저 달려왔다. 재일동포들의 숭고한 희생은 대한민국 역사에 아로새겨져 있다”며 6.25 참전을 언급한 뒤 “대한민국의 경제를 일으키는 데에도 큰 몫을 했다”며 재일동포들이 88올림픽, 1997년 외환위기 등에서 보여준 노력을 치하했다.

또 “동포 여러분은 경제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화에도 희생과 헌신으로 함께하셨다”며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재일동포 청년들이 조작된 간첩사건의 피해자가 된 사례들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교포사회와 관련 “동포사회는 지금 다양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며 “민단과 더불어 신(新)정주자(뉴커머), 귀화자, 차세대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를 포용하여 공동체의 외연이 넓어지고 역량이 더욱 커지길 기대한다”며 “정부도 재일동포사회의 통합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곳 오사카와 간사이 지역은 일본에서 가장 먼저 자리잡은 민족교육의 태동지”라며 “동포사회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들이 일본 사회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며 당당한 주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민족학교와 민족학급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곳 오사카 인근 지역에는 우리 민족의 슬프고 아픈 역사를 간직한 우토로 마을이 있다. 우토로는 식민지 시절 강제징용으로 교토군용비행장 건설에 동원되었던 조선인의 집단숙소였다”며 “지금 양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우토로 주민들을 위한 주택을 건설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우토로 평화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토로가 평화와 인권을 배우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만찬에는 교포 400여명이 참석했고 우리 측에서는 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세영 외교부 1차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호승 경제수석,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 조한기 1부속비서관, 유송화 2부속비서관, 의전장, 주영훈 경호처장, 고민정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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