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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황교안-나경원, 아마추어 리더십의 파탄

 

애당초 무리한 국회 거부였다. 국회법의 절차에 따라 처리된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라는 자유한국당의 요구는 자기 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천신만고 끝에 통과시킨 패스트트랙을 무효화하라는 얘기이고, 이는 다른 당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주장과 다를 바 없었다. 자유한국당이 철회하라고 해서 그렇게 할 것이면 다른 당들이 무엇하러 그 난리를 피웠겠는가. 아무리 국회파행이 계속된들 민주당이 그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야당이 국회를 거부하고 장외투쟁에 나서는 경우라 해도 여당이 수용할 가능성이 10퍼센트라도 있는 요구를 내거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그런데 애당초 누가 봐도 실현이 불가능한 요구를 내걸고 무한정 국회 거부 투쟁을 해왔으니 출구 없는 길을 스스로 선택했던 셈이다. 국회 거부 투쟁을 선도했던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한계를 드러낸 전략이었다. 80일이 넘도록 국회를 거부하고 싸워봐야 이룰 수 있는 것이 처음부터 없었는데, 어떻게 하려고 그런 길을 갔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빈손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결국 경제토론회로 합의가 되었지만, 느닷없이 등장한 경제청문회 요구도 얻을 것 없던 자유한국당의 고육지책의 결과였다. 생각해보라. 고작 경제토론회 하려고 그렇게 오랫동안 국회를 거부한 야당을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는가.

나 원내대표는 국회정상화 합의문에 서명을 하고 당으로 갔지만, 강경파가 주도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를 이를 없었던 일로 만들어 버렸다. 이제와서 나 원내대표는 “합의문 부결은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도대체 그런 국민의 뜻이 얼마나 되길래 함부로 그렇게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 때부터 원내 사령탑으로서 강경투쟁을 주도해왔지만, 막상 얻을 것이 없던 투쟁의 판을 키운데 대한 책임이 따른다. 3당 합의 내용을 비판한 당내 강경파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면, 그동안 나 원내대표가 취해왔던 입장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내용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투쟁의 단추를 잘못 끼운 업보를 치른 것이다.

황교안 대표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나 원내대표는 최종 합의안에 대해 황 대표와 상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대표 역시 그동안 ‘민생투쟁 대장정’을 한다며 국회거부 투쟁을 선도해왔다. 국민의 비판을 받는 그런 투쟁의 끝에 무엇이 있을 것인지는 생각하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우왕좌왕 그 자체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요구에 갇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길을 계속 가고 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두 리더의 아마추어 리더십이 제1야당을 더욱 우습게 만들고 있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런 리더십에 따라 당을 운영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일이겠지만, 그 피해가 국민에게 간다는 사실만큼은 직시하기 바란다. 자유한국당이야 자신들의 것이겠지만, 국회는 국민의 것이 아니던가. 재협상 운운하며 계속 국회를 식물상태로 만들려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자신들의 요구가 무리였음을 인정하고 국회를 정상화 시키도록 해야 마땅하다. 21대 총선이 이제 10개월도 남지 않았다.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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