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오는 7월 1일 본격 시행되는 주52시간제를 여러가지 제도를 통해 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권이 오는 7월 1일 본격 시행되는 주52시간제를 여러가지 제도를 통해 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은행, 카드 등 금융권이 오는 7월 1일 본격 시행되는 주 52시간제를 앞두고 회의시간 단축, 파워포인트 금지, PC 오프제 등 제도를 마련에 대비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가장 먼저 손을 대는 부분은 회의 문화다.

우선 KEB하나은행은 24일부터 회의를 주 1회, 1시간 이내, 자료는 1일 전에 배포하자는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시작했다. 보고는 사내 인트라망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되 보고 자료는 한 페이지 내로 하도록 했다.

우리은행도 회의 자료는 1장,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 회의 결과 회신(피드백)은 1일 이내로 하자는 ‘1·1·1’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회의에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자리를 자율적으로 앉고 ‘그래선 안 돼’, ‘시키는 대로 해’ 등과 같은 말을 지양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주요 회의 때마다 5분, 15분, 30분 등 단위로 설정할 수 있는 알람시계를 쓰기로 했다. 회의를 압축적으로 하자는 취지다. 또한 짧은 회의는 사무실에 선 채로 진행한다.

KB국민은행은 이러한 ‘스탠딩’ 회의를 도입하고, 회의 내용은 태블릿PC로 확인하게끔 했다. 특히 보고서 작성에 과도한 시간을 쏟지 못하게 파워포인트(PPT) 활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NH농협은행은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열리던 경영위원회를 오전 9시로 미뤄 정규 근로시간 내에 회의를 소화하게 했다.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일손이 부족해진 영업점에 본점 인원을 배치한 은행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부터 업무량이 많은 영업점에 단기 파견한 본점 직원이 40여명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 본사 인원 50여 명을 일선 영업점으로 인사 발령을 냈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은 상반기 채용 예정 인원 350명이 9월께 일선 현장에 배치되면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력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도 주 52시간제 도입 대비에 나선다.

우선 BC카드는 올 1월 ‘BC 워크 가이드’를 제작·배포해 직원들에게 효율적인 근로 방법을 숙지하게 했다. 이 가이드에는 회의 자료 최소화, 최의 시간 1시간 준수, 불필요한 연장 근무 지양 등 실천 행동 지침과 시차출퇴근제, 점심시간 탄력제 등 유연근무제 관련 설명이 담겨 있다.

KB국민카드는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워크 다이어트’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같은 금융그룹 내 국민은행과 같이 ‘제로 PPT’를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아예 업무용 PC에서 PPT 프로그램을 지우고 PPT 사용이 필요할 경우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량을 줄이고 있다. 신규 가맹점 신청 관련 대표자 계좌검증, 업종 등록, 등록 가맹점 여부 확인 등 단순 반복 작업을 RPA가 수행하는 식이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RPA 도입으로 부서 단위 가맹점 심사 업무가 한 달에 약 640시간 단축됐다. 이에 올해 1월부터는 휴일 시스템 점검 업무에도 RPA를 적용하여 주말 당직 인력을 없애고 있다.

신한카드는 퇴근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PC가 꺼지는 PC 오프제에 이어 출근 시간 즈음 PC가 켜지는 PC 온제를 다음달 1일 시행한다.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시범 운영을 해 왔으며, 이를 토대로 문제점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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