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 채택
무노동 무임금·노사 평화 기간 지정 등 생산성 안정에 주력

24일 2018년 노사 상생선포식 및 임단협 조인식에서 르노삼성자동차 도미닉 시뇨라 사장(왼쪽)과 박종규 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24일 2018년 노사 상생선포식 및 임단협 조인식에서 르노삼성자동차 도미닉 시뇨라 사장(왼쪽)과 박종규 노동조합 위원장(오른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놓고 1년여 동안 줄다리기한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상생’을 선언했다. 노사는 모범적 노사관계 구축을 바탕으로 신차 물량 배정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르노삼성 노사의 상생 선언은 국내 자동차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파업 일변도의 강경 투쟁 방식은 양측에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 또 상호존중 없이는 공멸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르노삼성은 24일 부산공장에서 2018년 임단협을 마무리 짓는 조인식과 노사 상생선언식을 함께 진행했다. 이날 조인식에서 도미닉 시뇨라 사장과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2018년 임단협은 최종 마무리됐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1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74.4%의 찬성으로 임단협 합의안을 타결했다. 노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협력업체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추가로 채택했으며, 그동안의 갈등 관계를 봉합하고 향후 노사 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함께 지켜갈 것을 약속했다.

노사는 이날 조인식에 이어 진행된 상생선언식에서 그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노사 모두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갈등보다는 화합을 통해 신차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노사 간 상생을 위한 평화 기간을 마련해 무분규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하고, 고용의 안전성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상생선언식은 르노삼성의 변함없는 의지를 확인하는 뜻 깊은 자리”라며 “끝까지 르노삼성을 지켜봐 준 고객과 지역사회 지지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노사 모두 힘쓰겠다”고 말했다.

24일 르노삼성 노사 관계자가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24일 르노삼성 노사 관계자가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사 분규가 진행된 1년여 동안 신차 물량 배정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본 닛산이 부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한 북미 수출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닛산 로그’의 물량은 기존 10만 대에서 올해 6만 대로 급감했다.

특히 프랑스 르노 본사가 노사 분규를 이유로 로그를 대신할 신차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부산공장에서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으로 돌리는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부산공장은 지난해 21만 대의 차량을 생산했으며, 이 중 닛산 로그 위탁 생산량은 10만 대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9월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면서, 부산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XM3를 배정받아야 한다.

계속된 파업으로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올해 1~5월 르노삼성의 국·내외 누적 판매량은 6만7158대로 전년 누계대비 35.5% 급감했다. 노사의 ‘강대강’ 대치로 거대한 생산절벽도 마주했다. 르노삼성의 올해 1분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한 3만8752대에 그쳤다.

이 같은 어려움은 노사 양측에 생존을 위해 상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불러왔다. 이는 “노사는 분쟁을 없애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신차 출시 및 판매를 위한 생산 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사 평화 기간으로 공동 선포한다”는 선언문 문구에서 잘 드러났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갈등으로 서로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을 확인했고, 올해 회복에 주력해야 한다는 점도 공감했다. 양측이 곧바로 진행할 2019년도 임단협 협상에서도 화합의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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